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행동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지속하면서, 미국 행정부가 사태의 파급력을 충분히 예측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미국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국 CNN은 12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작전 기획 단계에서 이란이 보복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과 그 경제적 충격을 심각하게 과소평가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작전 준비 과정에9서 군사적 대응에 집중했지만, 해협 봉쇄가 세계 에너지 시장과 해운망에 미칠 영향은 핵심 판단 요소로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전직 미 정부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두고 “사실상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 재무부와 에너지부는 전쟁 이전 열린 일부 공식 준비회의에 참석했지만, 역대 정부에서 필수적으로 검토되던 경제·에너지 파급 분석이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 결정 과정에서 소수 측근 그룹에 의존하면서 부처 간 경제 리스크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화·민주 양당 정부에서 모두 근무한 한 전직 미국 관리는 CNN에 “호르무즈 봉쇄 가능성은 수십 년간 미국 안보전략의 핵심 변수였는데, 실제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미국은 늘 검토하던 시나리오였지만…”
CNN에 따르면 최근 비공개 브리핑에서 미 고위 당국자들은 의회에 “이란의 해협 봉쇄에 대한 구체적 대응계획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미 정부 내부에서는 그동안 호르무즈 봉쇄가 오히려 이란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판단이 우세했다. 지난해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 이후 이란이 봉쇄를 경고했지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점도 이번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이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12일 첫 공식 연설에서 해협 봉쇄 지속 방침을 재확인하며 대미 압박 강화를 선언했다.
미 해군 호위작전도 당장 어려워
미국은 현재 유조선 호위 작전도 즉각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 해군은 에너지 업계와 매일 통화하며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초기 단계에서 해군 호위는 안전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다.
미군은 이란의 드론, 미사일, 기뢰 위협 때문에 상선 보호 작전 위험도가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에서도 선박 밀집도가 높아 공격 취약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현재 즉각적인 해군 호위는 어렵지만 이달 후반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재무부 역시 “군사적으로 가능해지는 즉시 호위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러시아 원유 제재 일부 완화 검토
미 정부는 에너지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다른 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해상에 묶여 있던 러시아산 원유 일부에 대한 제재를 일시 완화하기로 했으며, 백악관은 미국 항만 간 운송을 미국 선박으로 제한하는 존스법 적용 완화도 검토 중이다.
또한 여름철 휘발유 생산 규제를 일시 완화해 정유사 부담을 줄이는 행정명령도 논의되고 있다. 다만 전략국제연구센터 소속 에너지 전문가 클레이턴 세이글은 “현재 유가 상승의 핵심은 실제 공급 불안 우려이며, 규제 완화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 “모든 가능성 대비했다” 반박
백악관은 이러한 비판을 부인했다. 백악관 대변인 안나 켈리는 “정부는 이란의 모든 대응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대비해 왔다”며 “에너지 공급 차질은 일시적이며 장기적으로는 미국과 세계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CNN은 현재의 호르무즈 위기가 지정학, 에너지 시장, 군사 전략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이며, 미국의 초기 판단 미스가 사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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