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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음식 기억이 수사 열쇠”…홍콩 재벌 손녀 납치 사건 전말 공개

  • 허훈 기자
  • 입력 2026.05.1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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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포커스] 2015년 홍콩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페이고산 납치 사건’의 수사 과정이 최근 다시 공개되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해자인 홍콩 재벌가 손녀가 납치 기간 중 기억해 둔 음식과 음료 정보가 핵심 단서가 되면서 사건 해결로 이어졌다는 사실도 재조명됐다.


홍콩 경찰은 최근 발간한 중대사건 수사 기록 특집 자료를 통해 당시 사건의 전말과 추적 과정을 공개했다. 피해자는 홍콩 의류 브랜드 보시니(Bossini) 창업자 뤄딩방의 손녀 뤄쥔얼로 알려졌다.


수사 자료에 따르면 범행은 중국 구이저우 출신 9인 조직이 사전에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원 가운데 통행증을 가진 정모 씨가 먼저 홍콩에 입경했고, 나머지 인원은 밀입국 방식으로 홍콩에 들어와 페이고산 일대를 사전 답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들은 2015년 4월 25일 새벽 페이고산의 한 고급 단독주택에 침입해 당시 29세였던 피해 여성과 남성을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약 300만 홍콩달러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을 빼앗았고, 피해 여성을 인근 산속 동굴에 감금한 뒤 가족에게 몸값 5800만 홍콩달러를 요구했다. 이후 협상 끝에 몸값은 2800만 홍콩달러로 낮아졌다.


피해자의 부친은 사건 발생 사흘 뒤 직접 차량을 몰고 페이고산으로 이동해 몸값을 전달했다. 범인들은 산속 임시 화장실 인근에서 돈을 챙긴 뒤 피해자를 풀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범인들은 이후에도 산악 지대를 이용해 경찰 추적을 피해 이동했다. 일부 조직원은 몸값 가운데 1800만 홍콩달러를 따로 숨긴 채 산속 동굴에 은신했고, 나머지 일당도 현금을 나눠 가진 뒤 홍콩과 중국 본토를 오가며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홍콩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생명이 걸린 사건이었던 만큼 수사 속도가 중요했다”며 “정원사와 운전기사, 지인과 친척까지 모두 수사 대상에 올려 확인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지만 풀려났던 피해 여성의 남자친구도 한동안 주요 의심 대상으로 분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장기간 조사와 분석 끝에 그의 혐의를 배제했다.


수사의 결정적 전환점은 피해 여성의 진술이었다. 피해자는 약 나흘 동안 동굴에 감금된 상황에서도 비교적 침착함을 유지했고, 자신이 먹고 마신 음식과 음료 종류를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자가 언급한 음식과 음료를 토대로 페이고산 주변 편의점과 잡화점, 슈퍼마켓 등을 집중 탐문했다. 이후 차이훙역 인근 한 편의점에서 특정 남성이 해당 제품들을 반복 구매했다는 진술과 CCTV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편의점 CCTV와 홍콩 전역 60여 곳의 영상 자료를 대조 분석한 끝에 첫 번째 용의자인 정모 씨를 특정했다. 이어 뤄후 국경검문소 출입 기록을 확인해 신원을 파악했고, 2015년 5월 3일 홍콩 재입경 과정에서 정모 씨를 체포했다.


정모 씨는 체포 이후 조직 전체 범행 내용을 진술했고, 홍콩과 중국 광둥성 경찰의 공조 수사를 통해 나머지 조직원들도 잇따라 검거됐다.


홍콩 고등법원은 2016년 정모 씨에게 납치 혐의 등을 적용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중국 본토에서 붙잡힌 공범들 역시 각각 실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수사 과정에서는 몸값 대부분도 회수됐다. 홍콩과 중국 경찰은 약 1년에 걸친 수색 끝에 총 2789만 홍콩달러와 다수의 장물을 찾아냈다. 일부 현금만 도주 과정에서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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