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국제 유가 급등 속에서 중국이 신장(新疆) 준둥(准东) 지역을 중심으로 구축해 온 대규모 석탄 기반 에너지 산업 체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는 이 지역이 장기적인 국가 에너지 안보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연속 보도를 통해 중국 서북부 고비사막 한가운데 조성된 준둥 경제기술개발구의 변화상을 집중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이 지역에 세계 최대급 석탄 자원과 첨단 석탄화학 기술, 초고압 송전망, 석탄 기반 천연가스 생산 체계 등을 결합해 독자적인 에너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준둥 개발구는 신장 준가얼분지 동남부에 위치한 대규모 에너지 산업지대로, 총 계획 면적은 약 1만5500㎢에 달한다. 이곳에는 약 3900억t 규모의 석탄 매장량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중국 전체 석탄 자원의 약 7% 수준을 차지한다. 중국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 지역을 장기 에너지 수급 안정의 핵심 기반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기존 탄광과는 다른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우루무치에서 차량으로 약 4시간 떨어진 노천광산에서는 수백 대 규모의 순수 전기 무인 광산 트럭이 자율주행 시스템을 기반으로 토사 운반과 광물 이송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 차량은 배터리 잔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교체소로 이동하며, 로봇 장비가 수분 내 대형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직 생산성 면에서는 일부 기존 디젤 광산 차량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했지만, 인력 투입 감소와 안전성·환경성 개선 효과가 뚜렷해 전기화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부 광산에서는 전체 장비의 약 70%가 전기화됐으며, 연말까지 90% 수준으로 확대하는 계획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준둥 개발구의 핵심은 단순한 석탄 채굴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 지역을 중심으로 채굴·발전·화학·신소재 생산까지 연결되는 대규모 산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지에서 생산된 전력은 세계 최고 수준의 ±1100kV 초고압 직류 송전망을 통해 중국 동부 지역으로 공급된다.
또 상당수 석탄은 현지 화력발전소와 석탄화학 공장으로 보내져 전기와 메탄올, 올레핀, 요소, PVC, 멜라민 등 각종 화학 제품으로 전환된다. 특히 준둥 지역은 중국 내 대표적인 석탄화학 산업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석탄 기반 천연가스 생산 프로젝트 역시 대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중국 최대 규모의 석탄 기반 천연가스 외부 수송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도 진행 중이다. 해당 노선은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석탄 기반 천연가스를 중국 동부 산업지대로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SCMP는 “국제 에너지 시장이 중동 정세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중국은 장기간에 걸쳐 석탄 기반 대체 에너지 체계를 구축해 왔다”며 “최근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 속에서 이러한 전략이 일정 부분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특히 석탄화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중국과학원 대련화학물리연구소가 개발한 ‘DMTO(메탄올 기반 올레핀 생산)’ 기술이 꼽힌다. 중국은 수십 년간 연구개발을 이어오며 석탄을 활용한 화학 원료 생산 효율을 끌어올렸고,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공정 최적화 기술 도입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업계는 이러한 기술 축적이 에너지 안보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략 비축 확대와 수입선 다변화, 국내 생산 확대, 석탄화학 산업 육성 등을 병행하며 외부 충격 대응 능력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석탄화학은 단순한 대체 산업을 넘어 중국 에너지 안보 전략의 중요한 축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며 “국제 에너지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독자 공급망 구축의 중요성도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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