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외국인의 영주권 취득 절차를 전면 재정비하는 강경 이민 정책을 추진하면서 유학생·취업비자 소지자·기업 주재원 사회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새 방침이 시행될 경우 미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본국으로 돌아가 현지 미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을 통해 영주권을 신청해야 한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 시민권·이민서비스국(USCIS)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정책 메모에서 “비이민 체류 자격은 일시적 방문을 전제로 한 제도”라며 “체류 목적이 종료되면 출국하는 것이 이민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학생비자(F-1), 취업비자(H-1B), 투자·주재원 비자 소지자, 미국 시민권자의 배우자 등이 미국 내에서 신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영주권 절차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새 규정이 시행되면 상당수 신청자는 미국을 떠난 뒤 자국 내 미국 공관에서 다시 심사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실리콘밸리 취업 대기자와 미국 대학 유학생, 연구인력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영주권 심사 도중 미국을 떠날 경우 재입국 자체가 불확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는 미국과 외교 관계가 없거나 현지에 미국 대사관조차 없어 사실상 신청 절차가 막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USCIS는 다만 일부 예외를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이중 의도(Double Intent)’가 허용되는 특정 비자 소지자와 이미 이민비자를 받은 신청자는 면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경제나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미국 내 신청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심사 기준은 공개하지 않았다.
문제는 시행 시점과 적용 범위조차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심사 중인 신청자에게도 소급 적용되는지, 해외 체류 기간 동안 미국 입국이 가능한지 등에 대해서도 정부는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 이민 시스템 악용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하며 강경 기조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합법 이민 경로 자체를 대폭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매년 100만건 이상의 영주권이 발급되는데, 절반 이상이 미국 내 체류자의 신분 조정 방식으로 처리돼 왔다. 현재 미국 내 합법 체류자의 영주권 신청 적체 건수도 100만건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이민 전문 변호사들은 이번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경제와 산업계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의사·교수·연구원·첨단기술 인력·기업 경영진 등 전문직 외국인의 장기 체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률 논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의 ‘이민 및 국적법(INA)’은 연방정부가 미국 내 체류자의 신분 조정 신청을 처리할 권한을 인정하고 있는데, 행정부가 이를 사실상 차단하려 할 경우 위법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 변호사 단체들은 이미 집단 소송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 연구기관들은 이번 조치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강도 높은 합법 이민 제한 정책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난민·유학생·취업비자·가족초청 이민 심사를 잇달아 강화해왔으며, 특정 국가 출신 외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도 확대해왔다.
전문가들은 새 규정이 시행될 경우 미국 국무부 해외 공관 업무가 폭증하면서 비자·영주권 심사 지연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 내 체류 외국인 사회에서는 “합법 체류자까지 사실상 미국 밖으로 밀어내려는 조치 아니냐”는 반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BEST 뉴스
-
中 9월 출입국 규정 강화…외국 국적 취득 뒤 ‘중국 호적 유지’ 괜찮나
▲ 중국이 오는 9월 15일부터 새로운 출입국 관리 규정을 시행하는 가운데 중국 여권과 주민호구부를 통해 외국 국적 취득자의 국적·호적 문제를 형상화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외국 국적을 취득한 중국인이 기존 중국 호적과 신분증을 계속 유지... -
외국 국적 땄는데 中 신분증 그대로?…출입국 강화에 ‘이중신분’ 촉각
▲ 중국의 출입국 관리 강화로 외국 국적 취득 후 중국 내 신분정보가 남아 있는 이른바 ‘이중신분’ 문제가 주목받는 상황을 형상화한 이미지. 실제 출입국 심사 현장이 아니다. [AI 생성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출신으로 한국은 물론 미국과 캐나다, 호주, 유럽 등 세계 각국... -
한·일 여권은 188곳 사전 비자 없이 간다…중국 여권은 왜 장벽 높을까
▲ 한국·일본·중국 여권과 국제공항 출국장을 형상화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한국과 일본 여권 소지자는 세계 대부분의 주요 국가를 사전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지만 중국인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 주요 목적지를 찾을 때 여... -
외국 국적 취득했다 다시 중국인으로?…中 국적 회복, 가능하지만 절차 만만찮다
[인터내셔널포커스] 외국 국적을 취득해 중국 국적을 상실한 사람이 다시 중국 국적을 회복할 수 있을까. 중국 법률상 길은 열려 있다. 그러나 과거 중국인이었다는 이유만으로 국적이 자동으로 되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정당한 이유’를 제시해 심사를 받아야 하며, 승인된 뒤에는 기존 외국 국적도 유지할 ... -
중국 관광객 몰리는 베트남…‘가성비 여행’ 뒤에 남은 불편한 숙제
▲ 베트남의 한 국제공항 입국심사대를 찾은 여행객들이 입국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지=인터내셔널 포커스 제작] [인터내셔널포커스] 베트남 관광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도 크게 늘고 있다. 가까운 거리와 저렴한 물가, 다낭·냐짱·푸꾸옥 등 경쟁력 있는 휴양... -
美 한인상권, K-중소기업 진출 거점으로…‘귀환동포 100만 시대’ 제도 개선 목소리
▲ 세계 각지에서 살아가는 한인 동포들이 한국과 거주국을 잇는 모습을 형상화한 이미지. 미국 한인상권의 경제 네트워크 확대와 귀환동포의 국내 정착, 세계 한인사회의 교류와 연대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AI 생성 이미지·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세계 한인사회의 활동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