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칭하이성 신석기 유적에서 출토된 약 5000년 전 골제(骨製) 포크와 나이프, 숟가락 유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 학계와 온라인 공간에서는 해당 유물이 동서양 식문화의 차이와 중국 젓가락 문화의 형성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역사·문화 분야 칼럼들은 최근 칭하이성 퉁더현(同德县) 종르(宗日) 유적 발굴 사례를 재조명하며 “중국 고대 사회에서는 이미 다양한 식기 문화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문제가 된 유물은 1995년 종르 유적 발굴 과정에서 발견됐다. 당시 고고학팀은 생활 폐기물이 쌓인 회갱(灰坑)에서 세 갈래 형태의 골제 포크를 찾아냈다. 이후 같은 유적에서는 골제 나이프와 숟가락도 함께 출토됐다.
탄소연대 측정 결과 해당 유물은 약 5000년 전 제작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 실제 사용 흔적이 남아 있는 생활 도구였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중국 고고학계는 이 유물들을 동아시아 초기 식문화 연구의 중요한 자료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중국 선사시대에 이미 절단·집기·떠먹기 기능이 분화된 식기 체계가 존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고대 조리 방식의 변화도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2002년 칭하이성 라자(喇家) 유적에서는 약 4000년 전의 면(麵) 유적이 발견됐는데, 이를 계기로 중국 사회에서 삶고 찌는 방식의 조리가 본격적으로 확산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조리 문화가 변화하면서 식탁 위 도구 역시 자연스럽게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뜨거운 국물과 면 요리가 늘어나자 포크와 칼보다 젓가락이 더욱 효율적인 식기로 자리 잡았고,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식문화권에서는 젓가락 사용이 빠르게 정착됐다는 것이다.
중국 학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식기 변화가 아닌 생활 방식과 조리 문화의 변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식탁 위에서 직접 자르기보다 조리 단계에서 재료를 미리 손질하는 방식이 확산되면서 젓가락 중심 문화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사상가 롤랑 바르트 역시 저서를 통해 젓가락을 서구 식기 문화와 다른 동양적 식사 도구로 해석한 바 있다. 그는 젓가락이 음식을 부드럽게 다루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 온라인 공간에서는 해당 유물을 계기로 전통 문화와 현대 생활 방식의 관계를 다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중국 문명은 시대 변화에 따라 생활 도구와 제도를 지속적으로 바꿔왔다”며 전통의 유연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식문화 차이를 단순한 문명 우열 관점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역별 기후와 식재료, 생활 환경에 따라 식기 문화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왔으며, 각각의 문화에는 고유한 역사적 배경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학계에서는 종르 유적 출토 유물이 단순한 고고학 발견을 넘어 고대 동아시아인의 생활 방식과 식문화 변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연구 가치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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