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 이란이 걸프 해역과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상호 군사 공격을 주고받으며 중동 정세가 다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양측은 상대방의 군사 시설과 선박을 겨냥한 공격 사실을 각각 공개하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3일 미국 제5함대 사령부가 주둔한 바레인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란 측은 미국이 앞서 호르무즈 해협 인근 케슴(Qeshm)섬 남부의 통신시설을 공격한 데 대한 대응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이 미군 자산을 공격하려 한 정황이 확인돼 케슴섬 내 목표물을 대상으로 자위권 차원의 정밀 타격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이란이 바레인과 쿠웨이트 방향으로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목표물을 타격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측에 따르면 발사된 미사일 일부는 비행 도중 분해됐으며, 나머지는 해당 국가들의 방공망에 의해 요격됐다.
쿠웨이트 정부도 자국 영공을 향해 접근한 미사일과 드론 위협에 대응해 방공체계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현지에서 들린 폭발음 역시 대부분 요격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레인 정부 또한 경보 사이렌을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안전한 장소로 이동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 봉쇄 위반 선박 공격
해상 충돌도 이어졌다.
미군은 이란 항구를 향해 이동하던 보츠와나 선적 유조선 '렉시(Lexie)'호가 미국의 해상 봉쇄 조치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헬파이어 미사일로 기관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미 중부사령부는 해당 선박이 24시간 이상 반복된 경고를 무시한 채 항해를 지속했으며, 이에 따라 엔진 기능만 무력화하는 방식의 정밀 공격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미군이 공개한 영상에는 미사일이 선박 측면에 명중하는 장면이 담겼다. 다만 승무원 인명 피해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은 미국이 이란 관련 선박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파나야(Panaya)'로 지목한 선박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는 미국에 큰 대가를 안길 것"이라며 추가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해상 봉쇄 확대…국제 유가 변수 부상
미국은 지난 4월 이후 이란을 대상으로 한 해상 봉쇄 작전을 강화하고 있다.
미군은 현재까지 6척의 선박을 무력화했고 120척이 넘는 선박의 항로를 변경시켰다고 밝혔다. 일부 선박은 기관실이나 조타장치가 정밀 타격을 받아 운항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충돌은 세계 에너지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 수출선이 집중되는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 가운데 하나다.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이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국제 유가와 해상 물류 시장에도 직접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미 중동 지역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확대될 경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휴전 이후 최대 긴장
미국과 이란은 최근 휴전 합의 이후 직접 충돌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 왔지만, 양측 모두 상대방의 군사 활동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유지해 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격이 일회성 무력시위에 그칠지, 아니면 걸프 해역과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한 장기 대치 국면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중동 정세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사회 역시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 여부가 향후 글로벌 경제와 원자재 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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