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사업이 시작도 하기 전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가적 축제가 국민 통합의 장이 아니라 특정 정치인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무대로 변하고 있다는 비판이 미국 사회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월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는 UFC 종합격투기 대회를 위한 팔각형 경기장이 설치됐다. 행사 명칭은 '프리덤 250(Freedom 250)'이었지만, 많은 미국인에게는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보다 정치적 상징성이 강한 이벤트로 비쳤다.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육군 창설 250주년 행사가 대통령 생일과 맞물리면서 사실상 개인 축하 행사처럼 진행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시 미국 전역에서는 '노 킹(No King)' 시위가 벌어졌고, 수백만 명이 참여하며 현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항의 운동으로 기록됐다.
올해 UFC 행사에는 수천만 달러가 투입됐고 관람석 대부분은 초청 인사와 후원자들에게 배정됐다. 일부 언론은 국가 기념행사가 특정 정치세력의 네트워크 행사나 모금 창구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상징성 논란도 이어졌다. 올해 초 대통령 측은 'Trump250' 상표를 출원했고, 대통령 초상이 담긴 250달러 기념 지폐 구상도 공개됐다. 실제 발행 여부와 별개로 미국 정치문화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장면이다.
미국은 건국 초기부터 왕정과 개인숭배를 경계해 왔다. 초대 대통령인 이 왕 칭호를 거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살아있는 인물을 화폐에 새기지 않는 전통 역시 권력의 사유화를 막기 위한 상징적 장치로 여겨져 왔다.
물론 지지층은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전통적 기념행사보다 대중문화와 스포츠를 활용한 방식이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고 애국심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논란의 핵심은 행사 형식이 아니라 공공성에 있다. 국가 기념일은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의 행사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자산이라는 점 때문이다. 미국 의회가 초당적으로 '아메리카 250' 위원회를 구성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건국 250주년은 미국 사회를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백악관 잔디밭의 팔각형 경기장과 'Trump250' 논란은 오히려 정치적 양극화와 민주주의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 국가 상징과 개인 권력의 경계가 어디까지 허물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공적 공간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다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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