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 보수 성향 방송사 폭스뉴스(Fox News)가 자사 프로그램에서 제기된 '중국 배후설'과 관련해 공개 정정과 사과를 발표하면서 미국 언론의 사실 검증과 명예훼손 책임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정 개인과 시민단체를 중국의 지원을 받는 세력으로 지목했던 발언이 근거 부족으로 철회된 것은 폭스뉴스에서는 비교적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논란은 캐나다 출신 사업가 케빈 오리어리가 미국 유타주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에서 시작됐다. 이 사업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를 위한 프로젝트로 추진됐지만, 막대한 전력 소비와 용수 사용, 환경 영향 등을 우려한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대에 직면했다.
오리어리는 지난 5월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업을 반대하는 단체와 관계자들을 거론하며 이들이 중국 또는 중국공산당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미국의 전력망 구축과 AI 경쟁력을 막으려는 세력의 배후에는 중국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나 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후 지목된 시민단체와 관계자들은 즉각 반박했다. 이들은 활동 자금은 지역 주민들의 기부와 후원으로 마련되고 있으며 중국 정부나 외국 기관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일부 관계자는 풍자 섞인 발언으로 의혹을 일축하며 근거 없는 주장이 지역사회를 불필요한 정치 논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폭스뉴스는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공식 정정 방송을 내보냈다. 진행자는 "오리어리가 언급한 단체와 개인이 중국 또는 중국공산당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폭스뉴스 역시 해당 사실을 입증할 근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잘못된 내용이 방송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오리어리도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존 발언을 철회했다. 그는 해당 단체와 개인이 중국의 지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며 관련 표현을 수정했다.
미국 언론과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안을 언론의 검증 책임과 명예훼손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에서는 사실로 입증되지 않은 내용을 특정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 방송할 경우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언론사는 사실 확인 의무를 요구받는다.
이번 사례는 정치적 논쟁 과정에서 외국 정부의 개입 의혹을 제기할 때는 객관적인 증거와 충분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동시에 언론이 신속한 보도뿐 아니라 정확성과 검증 원칙을 얼마나 충실히 지키는지가 신뢰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임을 확인시킨 사건으로 평가된다.
BEST 뉴스
-
월드컵은 끝나도 중국은 남는다…2026 월드컵이 비춘 소비와 플랫폼의 변화
[인터내셔널포커스] 2026 FIFA 월드컵은 참가국 48개국, 총 104경기로 치러지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회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의 의미는 축구에만 있지 않다. 중계권과 플랫폼 경쟁, 광고, 전자상거래, 디지털 콘텐츠 산업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는 거대한 경제 무대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에서는 이번... -
"경제보다 안보, 개혁보다 당"…시진핑 105주년 연설이 예고한 중국의 다음 10년
[인터내셔널포커스] 2026년 7월 1일 중국공산당 창당 105주년 기념대회에서 발표된 시진핑 국가주석의 연설은 단순한 기념사가 아니었다. 약 1만 자에 달하는 이번 연설은 지난 105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향후 중국의 국정 운영 방향과 대외전략, 그리고 중국공산당이 어떤 방식으로 장기 집권과 국가 발전을 ... -
'이혼율 상위권' 지린성이 던진 경고…중국 결혼 제도가 흔들리는 이유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동북부 지린성이 높은 이혼율 지역으로 꾸준히 거론되면서 중국 사회의 결혼과 가족제도 변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역적 특성이 아니라 경기 둔화와 인구 감소, 가치관 변화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구조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린성은 중국 사회가 앞으로 겪을... -
이례적 사과한 美 폭스뉴스…'중국 배후설' 정정, 검증 책임 다시 도마에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 보수 성향 방송사 폭스뉴스(Fox News)가 자사 프로그램에서 제기된 '중국 배후설'과 관련해 공개 정정과 사과를 발표하면서 미국 언론의 사실 검증과 명예훼손 책임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정 개인과 시민단체를 중국의 지원을 받는 세력으로 지목했던 발언이 근거 부족으로 철회된 것은... -
G7 만찬장 '진주만 설전'…트럼프·다카이치 충돌설 파장
G7 정상회의 기간 제기된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간 '진주만 설전' 논란을 역사적 배경과 함께 재구성한 AI 생성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이에 이례적인 언쟁이 벌어졌... -
홍콩공항서 13억 원대 금괴 강탈…7명 체포, 금괴는 아직 행방 묘연
[인터내셔널포커스] 홍콩국제공항에서 발생한 700만 홍콩달러(약 13억 원) 규모의 금괴 강도 사건과 관련해 홍콩 경찰이 용의자 7명을 체포했다. 그러나 강탈당한 금괴는 아직 회수되지 않아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홍콩 경찰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8일 새벽 공항 제3주차장에서 발생한 금괴 강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