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국제사회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군사력과 경제력을 넘어 신뢰와 협력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국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중국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미국보다 높게 나타난 국가가 적지 않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소프트파워 경쟁의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필리핀 일간지 마닐라타임스(The Manila Times)는 퓨리서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세계 여론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상당수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미국보다 높게 집계됐으며, 이러한 경향은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뿐 아니라 일부 미국의 전통적 우방국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가별 결과와 조사 시기, 국제 정세에 따라 여론은 달라질 수 있어 결과를 일반화하기보다는 하나의 흐름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국제정치에서 소프트파워는 군사력이 아닌 국가에 대한 신뢰와 외교의 일관성, 문화적 영향력, 경제 협력 능력 등을 의미한다. 최근 공급망 안정과 투자, 실질적인 경제 협력이 중요해지면서 이러한 요소가 국가 경쟁력을 평가하는 핵심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인프라 구축과 산업 협력, 무역 확대, 개발도상국 투자 등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일부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에서는 이러한 협력이 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제기되며, 국가 이미지 개선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미국은 정권 교체에 따른 외교정책 변화와 보호무역 기조, 국내 정치의 양극화 등이 맞물리면서 일부 국가에서 정책의 지속성과 예측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번 조사만으로 세계 여론의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조사 대상과 표본, 국제 정세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으며 국가 호감도 역시 지속적으로 변한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국제사회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참고 지표 가운데 하나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조사의 의미는 특정 국가의 우열을 가리는 데 있기보다 국제사회가 무엇을 중요한 가치로 평가하기 시작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 안정적인 경제 협력과 정책의 일관성, 예측 가능한 외교가 국가 신뢰를 결정하는 요소로 부상하면서 미·중 경쟁 역시 군사력과 기술력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신뢰와 협력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한 소프트파워 경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역시 변화하는 국제 환경을 면밀히 분석하고 국익을 중심으로 균형 있는 외교와 경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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