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동 전쟁으로 통항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놓고 이란과 걸프 국가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오는 14일 오만에서 열리는 회의에서는 선박의 안전한 통항과 새로운 항로 운영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가 세계시장으로 나가는 핵심 길목이다. 전쟁 이후 선박 운항이 크게 위축되면서 걸프 산유국들의 원유 수출은 물론 국제 에너지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이번 회의에 이란과 이라크를 비롯한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역내 국가들이 지역 안보와 해상 통항 문제를 직접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회의를 이틀 앞두고 이란에서 나온 메시지는 조금 엇갈렸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아랍 국가 외무장관들이 오만에 모여 이란과 오만 사이의 공동 항로에 관한 합의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정상화를 기대하게 하는 발언이었다.
곧이어 이란 고위 당국자는 속도 조절에 나섰다. 14일 회의에서 호르무즈 관련 협정이 실제로 서명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당장 해협을 전면 개방하기보다는 앞으로 통항을 정상화할 수 있는 틀을 논의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돈 문제도 남아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를 이용하는 선박으로부터 서비스 비용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오만을 비롯한 주변국들과 의견을 맞춰야 하는 대목이다.
바레인은 아예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과 외교관계가 복원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란이 참여하는 집단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선박 통항에 별도의 요금이나 허가가 붙어서도 안 된다는 입장도 내놨다.
상황은 해상에만 머물지 않는다. 호르무즈를 피해 홍해로 원유를 보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동서 송유관까지 최근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다. 바닷길이 흔들리자 대체 수송로의 위험까지 커진 셈이다.
결국 14일 회의의 관건은 호르무즈를 당장 열 수 있느냐보다 이란과 걸프 국가들이 안전한 통항 방식에 얼마나 의견을 좁힐 수 있느냐다. 대통령의 ‘합의 서명’ 예고와 이란 당국자의 신중론 사이에서 실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회의가 끝나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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