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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선 '공급망 방어'…미중 정상회담 앞둔 한국의 대중 경제외교

  • 허훈 기자
  • 입력 2026.09.2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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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일 경제안보 공조와 한중 경제관계 사이에서 공급망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반도체·항만 물류와 한·미·일·중 관계를 상징적으로 재구성한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중국과는 관계 안정과 경제협력을 강조하면서 미국·일본과는 공급망과 경제안보 공조의 폭을 넓히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21일 미국 뉴욕에서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열었다. 세 나라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양자, 디지털 인프라, 바이오 등 핵심·신흥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공급망 다변화와 경제적 강압에 대한 공동 대응도 논의됐다.


눈에 띄는 것은 경제안보 분야다. 한미일은 별도의 경제안보 협의체를 출범시키고 기존 공급망 조기경보 체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산업 과잉생산과 비시장적 정책, 수출 제한처럼 공급망에 직접 영향을 주는 문제도 협력 대상에 포함됐다.


중국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회의가 열린 시점 때문에 외신은 중국에 주목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일이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 역시 공급망과 경제적 강압 문제를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다뤘다.


한국으로서는 피하기 어려운 숙제다.


반도체와 배터리, 핵심광물 공급망에서는 미국·일본과의 협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 시장과 생산·조달망을 무시할 수도 없다. 국내 기업 상당수가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고 양국 교역도 여전히 크다.


최근 서울과 베이징이 관계 안정과 경제협력을 거듭 강조하는 것도 이런 현실과 맞닿아 있다. 한국에는 중국 시장이 필요하고, 중국 역시 공급망과 첨단산업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쉽게 접기 어렵다.


이번 한미일 회의에서 더 눈여겨볼 대목은 3국 협력의 범위다. 북핵과 군사안보에 집중됐던 협력이 이제 반도체와 AI, 공급망, 원자력 같은 산업 현장으로 내려오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외교 문구보다 이 변화가 더 직접적이다.


24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도 변수다. 관세와 첨단기술 수출통제, 공급망 문제에서 미중이 어떤 결과를 내놓느냐에 따라 한국 기업이 대응해야 할 환경도 달라진다.


결국 한국이 마주한 현실은 미국이냐 중국이냐는 양자택일과는 거리가 있다. 미국·일본과 공급망 안전판을 넓히는 동시에 중국 시장과 산업 협력도 관리해야 한다.


뉴욕에서 한미일이 경제안보 공조를 강화한 바로 그 시점에 서울과 베이징이 경제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은 지금 한중관계가 놓인 자리를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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