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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뒤로, 동포사회 앞으로…세계 한인회장 380명 송도 집결

  • 허훈 기자
  • 입력 2026.09.28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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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포커스] 전 세계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한인회장들이 인천 송도에 모였다. 해마다 열리는 행사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정부가 앞에서 끌고 동포사회가 참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한인사회가 직접 대회 운영에 나섰다.


‘2026 세계한인회장대회’가 2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했다. 29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대회에는 각국 한인회장과 대륙별 한인회총연합회 회장·임원 등 380여 명이 참가했다. 올해 처음 지정된 ‘세계한인주간’의 첫 행사이기도 하다.


가장 달라진 부분은 운영 방식이다. 민간 운영위원회의 권한이 이전보다 커졌다. 지난 3월 고상구 세계한인총연합회 회장이 첫 민간 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동포사회가 대회를 직접 이끌고 정부는 뒤에서 지원하는 쪽으로 역할을 나누겠다는 취지다.


행사를 누가 주관하느냐만 달라져서는 충분하지 않다. 세계 각지에서 가져온 현안이 실제 정책 논의로 이어지느냐가 더 중요하다.


지역별 사정은 상당히 다르다. 미국과 일본, 중국, 유럽, 중앙아시아의 동포사회가 처한 환경부터 다르고 세대교체 속도에도 차이가 있다. 오래된 한인단체일수록 젊은 세대의 참여 부족과 조직 고령화를 고민한다. 복수국적과 재외선거처럼 여러 해 동안 답을 찾지 못한 문제도 남아 있다.


이번 송도 대회에서도 이런 목소리가 나왔다. 이석로 공동의장은 개회식에서 차세대가 한인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복수국적 허용 확대와 재외선거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미국 지역 한인회장들이 참석한 ‘미주총연의 밤’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이어졌다. 우편·전자투표 도입과 복수국적 연령 완화 등이 주요 현안으로 거론됐다. 해마다 나오는 건의에 머물지 않고 실제 제도 논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젊은 세대의 참여 문제도 이번 행사의 한 축이다.


올해 세계한인주간에는 한인회장대회와 함께 세계한인차세대대회, 세계한상대회가 열린다. 27개국에서 온 한인 청년 리더 65명이 참여하는 차세대대회에서는 모국과 차세대 동포를 연결하는 방안과 관련 제도를 논의한다.


세계한상대회에는 340개 기업 전시 부스가 마련되고 해외 바이어 150여 명이 국내 기업과 수출·투자 기회를 찾는다. 한인회와 경제인, 차세대 인재가 각각 따로 만나던 행사를 한 시기에 연결했다는 점도 올해 달라진 모습이다.


28일에는 제20회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과 지역별 현안 토론, 한인회 우수사례 발표가 이어진다. 29일에는 전체회의와 재외동포 정책에 대한 건의사항을 듣는 타운홀미팅, 세대 간 소통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행사는 사흘이면 끝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송도에서 나온 복수국적과 재외선거, 차세대 참여 문제가 행사장을 떠난 뒤에도 계속 논의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민간 주도라는 변화 역시 운영위원장 한 사람을 바꾸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실제 의제를 누가 정하고, 동포사회의 요구가 정책에 얼마나 반영되는지가 변화의 폭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정부가 판을 만들고 동포사회가 참석하던 대회에서 동포사회가 직접 의제를 꺼내 정부와 마주 앉는 자리로 갈 수 있을까.


올해 송도에서 그 변화가 첫발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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