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며 이라크에 들어갔던 미군이 마지막 남은 기지에서도 철수한다. 침공과 점령, 철군, IS와의 전쟁으로 이어진 20여 년의 군사개입이 또 하나의 큰 고비를 넘는다.
미국과 이라크가 정한 철수 시한은 9월 30일이다. 미군은 지난해부터 주요 기지의 병력을 단계적으로 줄였고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 병력도 철수 절차를 밟았다. 일부 병력은 요르단 등 주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수는 이미 예고돼 있었다. 양국은 2024년 미군 주도 국제연합군의 임무를 단계적으로 끝내고 안보협력 체제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이라크군 훈련과 대테러 협력은 이어가되 미군이 기지를 두고 상시 주둔하던 방식에서는 벗어나는 방향이다.
23년 전 상황은 정반대였다. 미국은 2003년 대량살상무기 보유 의혹 등을 내세워 이라크를 침공했다. 후세인 정권은 빠르게 무너졌지만 종파 갈등과 무장세력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미군은 장기전에 빠져들었다.
2011년 미군 대부분이 철수했지만 불과 몇 년 뒤 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세력을 급속히 넓혔다. 미국은 2014년 다시 병력을 보냈다. 미군 주도의 국제연합군은 이라크군과 쿠르드계 페슈메르가를 지원했고 IS는 2017년 이라크에서 장악했던 주요 지역을 잃었다. 이후 미군의 역할도 직접 전투보다 훈련과 자문, 정보·정찰, 대테러 지원으로 바뀌었다.
미군이 떠난 뒤에도 불안요인은 남는다. 이라크에는 이란과 가까운 시아파 무장세력이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무장 해제 문제도 정리되지 않았다. IS 역시 과거처럼 넓은 영토를 지배하지는 못하지만 잔존 세력이 활동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자국군이 전역의 안보를 관리할 능력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미국과의 군사협력도 끝나지 않는다. 주둔군 중심에서 훈련·정보·무기·대테러 협력 중심으로 관계가 바뀌는 셈이다.
그래도 2003년 바그다드로 진격했던 미군이 마지막 기지에서 짐을 싸는 장면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후세인 정권 붕괴와 종파분쟁, 철군, IS와의 전쟁을 거쳐 다시 철수까지 23년이 걸렸다.
이제 미군이 빠진 자리를 이라크 정부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채울지가 남았다. 이란과 가까운 무장세력과 IS라는 오래된 변수도 그대로다.
23년 전 바그다드 진격으로 시작된 미국의 이라크 군사개입이 2026년 9월, 또 하나의 긴 장을 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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