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매제는 세계 역사상 가장 오래된 독점 제도였다.
소금 전매제도는 기원전 7세기에 제나라의 환공(桓公)이 처음 도입한 이후 기원전 119년 한나라 시절에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했다.
소금은 오랫동안 왕조의 큰 수입원이었다. 심지어 중세와 근대를 연결하는 청나라 때도 재정의 25%가 소금에서 나올 정도였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도 담배와 소금 시장만은 개방하지 않았다.
재정수입에서 소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줄어드는 반면 소금 전매를 유지하는 비용은 계속 불어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소금 전매제 폐지를 통해 정부는 2016년부터 소금가격을 자유화하고 2017년부터는 신규 사업허가도 허용할 예정이다.
소금 전매제를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 소금 생산업자들은 2600여년 만에 정부 대신 시장에 직접 소금을 내다 팔 수 있게 됐다.
2
우리 식탁의 대표적인 조미료로서 소금은 짠 맛이 나는 백색의 결정체로다. 주성분은 염화나트륨으로서 천연으로는 바다물에 약 2.8% 함유되어 있으며 암염으로도 만들어 진다. 인체의 혈액이나 세포 안에 약 0.71% 들어 있다.
소금은 지구의 탄생과 그 시작을 같이 한다. 지구 생성 당시 지표의 바위에서 뿜어져 나오던 수증기와 염화수소가 바위 속 산화나트륨과 충돌하여 그중 일부가 염화나트륨이 되어 증발했다고 한다. 차츰 지구가 식으면서 수증기가 비가 되어 내릴 때 소금이 함께 녹아 땅에 쌓이며 바다가 생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금은 옛날부터 육류의 부패를 방지하고 인간의 건강과 정력을 유지하는 힘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고대 애급에서는 미이라를 만들 때 시체를 소금물에 담갔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토지를 비옥하게 하기 위하여 소금을 비료로 사용하였다.
또한 소금이 곧 칼이고 권력이였으며 부(富)이었다. 소금 때문에 무역의 길이 열렸는가 하면 전쟁과 혁명도 일어 났다.
진시황은 소금 전매 수입으로 군대를 양성했고 로마 역시 소금세로 전쟁 비용을 조달했다. 신대륙이 발견되기전까지 유럽의 무역은 제노바와 베네치아의 소금 패권에 좌우됐고, 프랑스 대혁명과 미국 독립전쟁의 원인 중 하나도 실은 소금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봉급”과 “병사”라는 말도 라틴어로 “소금(sal)”이란 말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당시 병사들의 봉급을 소금으로 지급했던 까닭이다.
소금의 용도는 1만4000가지가 넘는다지만 오늘날 식용으로서의 소금은 갈수록 푸대접 받는다. 미국의 경우 소금이 외려 제설(除雪)용으로 51%인 반면 요리용은 8%뿐이고 18세기 유럽인 1인당 70g이었던 소금 섭취량은 현재 세계보건기구 권장량인 5g에 지나지 않는다.
짠 음식이 고혈압과 뇌졸중, 심장마비의 원인으로 된다고 밝혀진 탓이다. 건강한 식생활이 우리의 일상에 깃들면서 소금은 외려 소박맞는 존재가 되고 있다.
3
여기 “소금”이라는 소설이 있다.
일제강점기 민족과 항일운동가들의 삶을 그려내어 한민족 근대문학사에서 최고의 사실주의 작가로 자리매김 되어 있는 여류작가 강경애, 북간도 용정에도 오랫동안 체류하면서 간도체험을 많은 작품에 담았던 그의 대표작이다.
일제치하 억압받던 당시 사람들의 비참한 처지, 불합리한 사회를 뒤엎기 위해 총을 들고 일어 선 항일무장부대의 모습을 소금 밀수라는 비화를 통해 생생하게 그려낸 중편소설이다.
작품은 1985년에는 신상옥이 메가폰을 잡아 조선에서 영화화 되었고 주역을 맡았던 그의 부인 최은희는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여우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설에 그려지다 싶이 당시 간도땅에는 소금이 귀했다. 당지 소금은 중국 내지에서 오는 “암염(岩盐”이었는데 교통이 불편하여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고 값도 곱절 비쌌다. 조선에서 소금 한 소두(7.5키로)에 50전이 못되었으나 “암염”은 1위안도 더 갔다.
이에 소금밀수가 성행하기 시작했다. 조선 삼봉에서 소금을 가져와서는 한 소두에 중국 소금보다 조금 값을 낮추어 팔아도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소금 밀수를 통제하기 위해 두만강 북안지역에 “사염집사대(私盐辑士队)”까지 나왔다. 검은 정장을 하고 붉은 세모방망이를 휘두르며 집사대는 여간만 감때사납게 굴지 않았다. 발각되면 소금을 몰수당하고 벌금 수십 위안을 해야 했다. 엄중한자는 영창에 집어 넣고 지어 사형에 처하기까지 했다.
허나 생활고를 못이겨 밀수꾼으로 전락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소금 밀수꾼들은 끊임없이 집사대의 눈을 피해 소금마대를 지고 산발을 탔다.
BEST 뉴스
-
왜 예술인에게 ‘재교육’이 필요한가?
6월의 비는 쉼과 시작 사이를 적신다. 벌써 반년이 지나고, 빗소리는 지나온 시간에 안부를 전하듯 마음을 두드린다. 그리고 지금, 그 빗줄기처럼 우리에게 용기를 속삭인다. ‘다시 시작하라, 다시 배움에 도전하라’ 라고... 무용, 음악, 미술, 연극, 뮤지컬 등, 예술을 전공한 수많은 이들이 있다. 그러나 그... -
“나도 드라마 속 ‘가난한 사람’이 되고 싶다”
● 허 훈 가난한 사람을 다루는 드라마를 네 나라, 한국·미국·중국·일본의 작품을 함께 놓고 본다면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 네 나라 중 유독 한 곳만, 가난이 너무도 ‘예쁘게’ 포장돼 있다. 바로 중국이다. 요즘 중국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미드·한드·일드나 본다”는 말이 유행처럼 ... -
디아스포라와 AI 시대, 한글교육의 도전과 과제
허 훈 | 칼럼니스트 “디아스포라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지난 6월 23일 서울 종이나라박물관에서 열린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 제10회 발표회에서 전후석 다큐멘터리 감독이 던진 이 말은 한글교육의 본질과 미래를 깊이 성찰하게 하는 표현이었다. 한글교육은 더 이상 단순한 문자 교육... -
역사 속 ‘신에 가까운’ 일곱 사람…제갈량도 5위 밖, 1위는 누구였을까
각 시대마다 역사 흐름을 바꾸는 탁월한 인물들이 등장해왔다. 이들은 그 지혜와 능력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신과 같은 존재’로 불리며 사회와 문명의 발전을 이끌었다. <삼국연의>로 널리 알려진 제갈량은 이러한 인물 중 대표적으로 손꼽히지만, 실제 역사 속에서는 그조차도 ‘신인’ 순위의 다섯 손가락 안에 들... -
‘홍대 중국인 커플 폭행’, 언제까지 외국인 혐오에 눈 감을 것인가
[동포투데이]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외국인 관광객 폭행 사건이 또다시 한국의 국격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3일 밤, 서울 홍대 앞 거리에서 중국인 커플이 한국인 남성에게 네 차례나 폭행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그 장면은 피해자가 직접 촬영한 영상으로 중국 SNS에 확산됐고, “한국은 안전한가”라는 물음이 순식간에... -
중국인 아이돌의 한마디에 ‘집단 분노’… 한국 사회의 불안한 자화상
글 | 허 훈 중국 국적의 아이돌 저우신위(周心语)가 팬 커뮤니티에서 남긴 말 한마디가 한국 사회를 흔들었다. “마카오, 홍콩, 타이완은 모두 중국의 일부”라는 발언은 국제사회에서 통상적인 중국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했지만, 한국의 온라인 공간은 삽시간에 ‘폭발’했다. “정치적 망언”이라는 비난에서부...
NEWS TOP 5
실시간뉴스
-
중국인 아이돌의 한마디에 ‘집단 분노’… 한국 사회의 불안한 자화상
-
중국 축구, 끝없는 추락에 해체론 재점화
-
“감독만 바꾸면 나아질까”…中 축구, ‘20년 책임 전가’의 민낯
-
‘홍대 중국인 커플 폭행’, 언제까지 외국인 혐오에 눈 감을 것인가
-
“억제”의 환상, 전쟁의 불씨가 된 서태평양…수천만 생명 위협하는 핵 시나리오
-
디아스포라와 AI 시대, 한글교육의 도전과 과제
-
'축구 굴기'의 허상, 국가 통제 축구의 비극
-
“나도 드라마 속 ‘가난한 사람’이 되고 싶다”
-
“중국이 최대 피해자”?…美·伊 전쟁 프레임 뒤에 숨은 불안한 백악관
-
엇갈린 시선, 닿지 않는 마음 — 한중 젊은 세대의 온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