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 10년 이현순씨, “익숙해진 받음에 위기의식…‘받는 사람’ 넘어 ‘주는 사람’으로”
▲윗동네친구들의모임 자원봉사자 이현순씨.
[동포투데이] “저만큼은 받기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탈북민은 더 이상 받는 사람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죠.”
남한 정착 10년, 자본주의 적응 여전히 괴로워
5일 고양시 화정역 광장에서 열린 어울림커뮤니티 주최 ‘착한 쉐프의 통일김치’ 행사장에서 만난 윗동네친구들의모임 자원봉사자 이현순씨는 탈북 후 경험에 대해 회상한다.
10년 전 북한에서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왔다는 이씨는 목숨을 걸고 죽음의 경계를 뛰어 넘어 왔다며, 웬만한 정신력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고백한다.
그녀에게 남한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꽉 짜여진 틀 속에서 자유로운 생각 한 번도 해보지 못하고 살아왔던 사람에게 남한의 자유경제체제는 너무나 낯설고 힘들었던 것.
“그런데 현재 탈북민이 받는 대우는 어떻습니까? 북한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편견 속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론 우리는 말투를 바꿔가며 마치 남한사람인 듯 우리를 숨기며 살아가고 있기도 합니다.”
탈북민 삶 만족도 하락 이유, 받는 데만 익숙해져서
최근 탈북민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남한에 정착한 지 10년이 지나면서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본주의 적응의 어려움, 남한사회의 편견 등이 주요원인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이씨는 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정부기관의 도움으로 남한에 적응하는 동안 민간단체, 교회, 성당 등 우리를 돕는 곳이 많아요. 이러다 보니 사선을 넘었던 정신력은 사라지고 받는 데만 익숙해져버리죠.”
그녀의 증언에 따르면 탈북민은 ‘받기만 하는 사람’으로 전락해 있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겠다는 강한 정신력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던 것이다.
▲5일 고양시 화정역 광장에서 진행된 ‘착한 쉐프의 통일김치’ 행사.
그들이 행복해지는 방법, ‘자원봉사’ 그리고 ‘연합’
“이러한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서 저만큼은 이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정말 치열하게 저 자신과 싸우며 기도하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후배 탈북친구들에게도 우리는 그렇게 하지 말자고 서로 다짐하고 격려했습니다.”
사라져가는 정신력에 위기의식을 느낀 이씨는 고양시의 탈북민들을 모아 윗동네친구들의모임을 결성, 더 이상 받는 사람이 아닌 주는 사람들이 될 것을 다짐했다.
자원봉사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고자 윗동네친구들의모임은 고양시 내 자원봉사단체들의 연합체인 고양국제자원봉사네트워크에 참여, 자신들이 북한에 만들어 온 ‘김치 만들기’ 실력을 뽐냈다.
하나 된 남북한 자원봉사자들, 통일 앞당긴다
“우리 윗동네친구들의모임은 이번 고양국제자원봉사네트워크를 통해서 남한에 자원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 너무나 기쁘고 행복합니다.”
탈북민들도 긍정적인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남한생활에 잘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는 윗동네 사람들이라고 강조한 이씨는, 남한 사람들이 편견 없이 기다려주신다면 얼마든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이씨는 북한의 김치를 궁금해 하는 아랫동네 자원봉사자들을 만나게 되어 너무나 좋다고 고백하며, 남한과 북한의 자원봉사자들이 하나가 되면 통일도 가까워지리라 기대한다.
“언젠가는 윗동네 아랫동네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으로 하나로 볼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우리는 둘이 아니라 하나가 될 수 있겠죠?”
서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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