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7(금)
 


[동포투데이 철민 기자] 우크라이나는 마리우폴에 갇힌 우크라이나군과 민간인을 구하기 위해 마리우폴에서 러시아와 무조건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포돌야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수석 보좌관이 최근 밝혔다. 또 다른 우크라이나 협상가인 아라카미아 역시 러시아가 동의하면  곧바로 협상 장소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시간으로 21일, 제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준비가 돼 있지만 러시아군이 작전을 종료해야 협상 장소와 시간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19일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을 종식시킬 수 있는 것은 협상 테이블이 아니라 전쟁터라고 분명히 지적한 바 있다.


키예프 협상 이후 우크라이나 측은 유럽과 미국 등 배후 국가들의 지지로대러 도발로 협상 성과를 여러 차례 뒤집었다. 젤렌스키는 서방의 군사적 지원이 충분하다면 우크라이나는 10년 동안 러시아와 싸울 수 있다는 가혹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거듭된 경고가 실패하자 반격에 나섰다. 일례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겨냥해 고정밀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철도와 복수의 군사기지를 파괴하고, 나토무기를 가득 싫은 우크라이나 항공기를 격추하는 등 군사행동을 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런 강경 공세에 강한 압박감을 느꼈고 젤렌스키는 이미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여러 차례 불러 군사 원조에 박차를 가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경고에 앞서 서방 국가들은 다소 수그러들었다.젤렌스키의 전투기 제공 요청에 미국은 응하지 않고 더 많은 대포와 탄약을 지원하겠다고만 밝혔다. 이는 또한 전투기를 지원하는 것보다 우크라이나에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날 기미가 없다. 사실 안목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 우크라이나의 협상 초청과 두 정상의 만남이 지연술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러시아는 오랫동안 모든 것을 꿰뚫어보고 우크라이나가 진정으로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실질적인 행동으로 평화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전쟁에서 미국과 유럽연합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이러한 도움은 조건부이며, 미국이 무료로 '자선활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겉으로는 서방의 우방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러시아 견제용 바둑돌에 불과하다.


독일의 통일 당시 미국과 유럽은 나토가 동쪽으로 1인치도 확장하지 않겠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나토는 소련의 붕괴 이후 러시아의 반대를 무릅쓰고 동쪽으로 확장돼 왔다. 러시아가 힘이 약해 NATO의 동쪽 확장에 저항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련 붕괴 후 러시아는 서방에 가담하려 했고 미국과 유럽도 러시아를 끌어들이려 했다. 전제는 북극곰의 이빨을 뽑아버려 러시아로 하여금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길들여진 곰 사냥꾼으로 만들려는 속셈이었다. 이럴 경우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을 위협하기는커녕 오히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적수를 억제하는 바둑 쪽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라는 북극곰이 맹위를 떨치면 서방, 특히 유럽을 부르르 떨게 할 것이 분명했다.


이런 미국과 유럽의 기대는 자연히 러시아와 푸틴의 마음에 들기 어려웠고 러시아는 미국 그리고 유럽과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자체로 무력을 폐기하려 하지 않는 이상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며 특히 미국이 어떻게 러시아를 궁지로 몰아넣었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마지노선으로 삼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는 민족의 발상지이자 대국 지위를 유지하는 초석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가 유럽으로 넘어가면 러시아는 크림과 흑해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 대국몽도 끝나게 된다. 러시아는 이를 잘 알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장악하고 싶어하는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투를 잊지 않고 있다.  2014년 미국과 유럽이 친러 야누코비치를 몰아내자 분노한 푸틴은 크림 환수를 단행하고 돈바스 지역 독립을 지지했다. 푸틴의 놀라운 행동은 서방을 뒤흔들었고 미국과 유럽을 갈라놓았다.


프랑스와 독일을 대표로 하는 구유럽은 러-우 충돌이 여기서 멈출 수 있다고 보고 유럽의 적극적인 참여로 ‘민스크 합의’를 이끌어냈다. 실제 통제선에 따라 휴전하도록 규정한 ‘민스크 합의’는 우크라이나의 현실을 묵인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러-우 양측은 ‘민스크 합의’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으면서도 일종의 손실방지 방안으로 받아들였다.


한편, ‘민스크 합의’로 러·우 충돌이 잦아들면서 러시아가 혜택을 보고 숨통이 트이는 등 외 미국에는 불리했다. 미국이 특히 불만을 갖는 것은 이 때문에 러시아와 유럽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와 유럽이 에너지·식량 등 협력을 강화하면서 상호 신뢰를 쌓는다면 미국을 따돌리고 NATO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미국은  참을 수 없었고 우크라이나의 수복을 지원하기 위해 군대를 훈련시키고 무기를 수송했다. 미국의 도움을 받아 우크라이나는 ‘민스크 합의’를 외면한 채 돈바스 지역을 탈환하고 크림의 수원을 차단하기로 결심했다.


러시아는 당연히 묵과하지 않았다. 모스크바는 돈바스가 우크라이나에 저항하는 것을 적극 지지했다. 그러나 이런 소모전은 러시아에 불리할 수밖에 없었고 장기화 되면 러시아는 계속 피를 흘리다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이에 푸틴은 반격 준비에 열을 올렸다.


러시아는 미국이 인도·태평양에 치중하고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를 떠나지 못하는 시점에 크림 문제를 일사천리로 해결하려는 대반격에 나섰다.  


러시아 외무부 알렉세이 폴리시우크 국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특별 군사행동이 ‘나토의 우크라이나 점령 위협’을 해소한 뒤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고 타스 통신이 21일 보도했다.


러시아의 특별 군사행동 목표는 NATO 위협 해소에 있으며 이를 위해 전례 없는 압력을 받고 있는 러시아는 물러설 곳이 없기에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미국과 서방도 대러 제재를 계속 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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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러시아군 작전 종료하면 푸틴과 만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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