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화영 기자] 11월 15일 유엔은 세계 인구가 80억 명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불과 하루 후,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 하가이 레빈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Human Reproduction Update 저널에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50년도 안 돼 전 세계 남성 평균 정자 수와 정자 농도가 모두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 데이터는 53개국에서 223건의 연구, 5만7000여명의 남성 샘플을 대상으로 했다. 최근 결과는 남성의 정자 농도와 수 감소가 전 세계적인 문제임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인구 측면에서 우리가 여기서 보고한 평균 정자 수는 1억400만/mL에서 4900만/mL로 낮아졌다"며 "이는 가임기간이 늦어지는 남성의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레빈 교수는 더 나아가 "“ 이러한 하락은 인구 번식 능력의 저하를 분명히 나타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중보건학자들은 각국 정부, 임상의, 일반인들에게 이에 대한 관심을 적극 호소하고 있다.
2017년 레빈과 스완은 유사한 연구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이 연구는 유럽과 미국 국가뿐만 아니라 호주와 뉴질랜드 남성의 정자 수를 조사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185개의 연구, 42,000명 이상의 남성의 정액 샘플이 분석에 포함됐다. 분석 결과 38년 동안 남성 정자 수가 50%-6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연구 결과는 샘플이 거의 모두 선진국에서 선별된 백인 위주로 이뤄져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5년 동안 하기 레빈은 아시아, 남미 및 아프리카 남성의 정자 데이터를 추가하여 지리적 범위를 52개국으로 확장하고 기간을 45년으로 연장했다.
개선된 연구 결과는 전자와 유사한 추세를 보일 뿐만 아니라 더 불안한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1973년부터 2000년까지 전 세계 남성 정자 농도의 감소율은 연간 약 1.16%였으며 2000년 이후에는 2.64%로 증가했다.
중국 상하이 교통대학 의과대학 부속 제일 인민병원 비뇨기센터 남성과 주임이자 중국 의사협회 남성 및 성의학 분과 이사인 리정(李铮)은 “현실적인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언론에 밝혔다.
그에 따르면 병원은 매일 정자 문제에 시달리는 환자들로 붐비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술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베이징대 제3병원 원장인 자오제(乔杰)는 ‘랜싯’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2007~2020년 중국의 불임 발병률이 12%에서 18%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리정은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부부 중 절반은 남성 측 원인이라고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출산을 하지 못하는 부부의 절반은 남성 측 원인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레빈은 남성의 정자 수와 농도를 탄광 속의 카나리아에 비유했다. 20세기 초, 영국의 광부들은 카나리아 한 마리를 안고 막장에 내려갔다. 이 황금색 카나리아는 미량의 유독가스가 존재하면 눈에 띄게 짜증을 냈다.
스탠퍼드대 마이클 아이젠버그 교수는 남성 정액의 질과 전반적인 건강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연구에 따르면 정액의 질이 손상된 사람은 고환암, 심혈관 질환 또는 (조기) 사망 가능성이 더 높다.
남성 정자의 질이 해마다 감소하는 경향이 의학계에서 널리 인식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확실하고 직관적이며 설득력 있는 충분한 역학 데이터는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레빈의 연구진도 학계에서 널리 인정받지 못했다. 논란의 화살은 연구 데이터의 질을 가리킨다. 생식 의학에서 정액 계수의 표준화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으며 역사적 데이터는 필연적으로 큰 오차가 있고 개선하기 어렵다.
지난 50년 동안 정자의 농도와 양을 테스트하는 ‘골든 기준’은 파괴적인 변화가 없었다. 문제는 이 계수법의 정확도가 계속 문제라는 점이다.
2005년 530개 이상의 과학 실험실에서 남성의 정자 질 관리를 조사한 결과 동일한 정액 샘플의 정자 밀도 차이가 3-492×10^6/ml에 달했으며 그 중 수동 테스트의 변동 계수는 30%-138%, 컴퓨터 보조 분석의 변동 계수는 24%-99%였다.
중국 광둥 생식병원(广东生殖医院) 남성과 주임이자 광둥성 정자은행 주임인 장신중(张欣宗)은 환자의 정액분석 보고서 2건을 공개했다. 2건의 보고서 입수 일자는 불과 6일 차이로 한 건은 현급 병원에서, 한 건은 성급 산부인과 병원에서 발급되었으며 같은 지표에서 정자 농도의 차이는 11×10^6/ml, 활성도의 차이는 34%였다. 적지 않은 차이였다.
일부 환자들은 1차로 지방 병원에서 무정자증 진단을 받고 광둥성 생식병원에 와서 재검사를 받은 결과 정액에 실제로 정자가 있음을 발견했다. 다른 결과는 환자의 1차 치료와 후속 치료가 완전히 다르며 정액에 정자가 있으면 시험관 아기 기술을 사용하여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러나 기존 진단대로 정자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부부는 정자 공여를 통해 출산해야 한다.
진단이 정확하지 않은 것은 아이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전혀 다른 것이다. 그들은 오차가 왜 있냐고 질문했다. 그 중 검사 장비의 정확도가 다른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장신중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10가지 정자 계수판 제품의 챔버에 대한 심층 테스트를 수행했으며 최대 차이는 11.68마이크로미터였고 가장 작은 것은 1.19마이크로미터였다. 마이크로미터의 차이는 세포로 세는 미시세계에서 이미 적지 않은 차이가 되었다.
그리고 절차가 규범화되지 않은 원인도 있다. 환자의 금욕 시간, 표본 추출의 완전성, 실험실 실온, 피펫 및 원심 분리기의 교정, 각 단계의 미묘한 차이 등은 최종 분석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재 중국의 대부분 비생식센터의 정액분석은 여전히 질관리 개념이 부족하고, 생식센터의 남성과 실험실조차도 효과적인 내부 질관리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이다. 장신중 교수는 “특히 정자 형태학적 평가는 실험실마다 결과가 너무 달라 질 관리를 하지 않은 검사 결과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리정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기술 사양을 명확히 한 ‘인간 정액 검사 및 처리 실험실 매뉴얼’ 제6판을 출시했지만 운영 측면에서 많은 실험실이 엄격하게 이를 따르지 않아 데이터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레빈 연구진이 사용하는 데이터는 1981년부터 2019년까지 국제적으로 발표된 223건의 연구 결과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수백 개의 다양한 실험실에서 왔으며 질 관리를 파악하기 어렵고 오류를 개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반대 학자들은 이 연구에서 정자 농도와 양의 감소 추세가 통제되지 않은 다른 변수에 의해 발생했다고 믿고 있다.
영국 셰필드대 종양 및 신진대사학과 앨런 페이시(Alan Pacey) 교수는 “연구자들이 정자 계수 작업에서 더 잘하기 때문에 정자 농도 비율이 낮아진다”고 주장했다.
과학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연구자들은 다른 세포와 혼동하지 않고 정자를 더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갑상선 결절 및 폐 결절의 발병률이 해마다 증가하는 것과 같이 검출 기술이 점점 더 정확해 질수록 사람들은 점점 더 일찍 작은 병변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글의 첫 번째 질문을 보면 “인류의 ‘정자 위기’가 왔나?”이다. 안심하기 바란다. 레빈 여구진의 분석 결과에서도 2018년 전 세계 남성의 정액 1ml당 정자는 약 4900만 개로 기준치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WHO 규정상 남성의 정자 농도가 1ml당 1500만 개 이상이면 정상에 속한다. 우리한테 있어서 물종 번식의 위기는 아직 멀었다. 우리 주변에서 볼 때 2016년부터 지금까지 6년 동안 중국 광둥성 정자은행 지원자의 기증 적격률은 약 20%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지역에서 정자 기증 적격률이 이렇게 안정적인 것은 아니다. 중국 후난성(湖南省) 정자은행은 2006년 45.9%, 2008년 41%의 정자 기증 적격률을 공개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기본적으로 30~40% 사이에서 오르내리다가 2014년에 17.9%로 떨어졌고 2015년에는 합격률이 17.7%로 9년 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자 질 감소에 대한 일반적인 추세가 확립되었다고 가정하면 이 모든 것이 또 다른 의학적 미스터리에 기인된다. 환경오염과 화학물질 범람이 어쩌면 ‘범인’ 중 일원일지도 모른다.
레빈은 다양한 개별적 화학물질이 환경에 추가될 때 서로의 부정적인 영향을 증폭시켜 더 크고 해로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추측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세대가 화학물질에 노출되어 축적되면서 남성의 정자 질을 지속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방부제에서 흔히 발견되는 프로필-하이드록시벤조에이트, 교통 오염 물질에 존재하는 질소 산화물, 황화물, 납 등이 남성의 정자 수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숨겨진 걱정은 현대인의 생활 방식이다. 밤을 새는 것이 정액의 질에 대한 영향은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킨다. 장신중은 2018년 축구 월드컵 기간 동안 밤을 새우며 축구를 관람한 후 정자의 질이 급속하게 떨어진 것으로 관찰됐다고 밝혔다.
비만 또한 해를 끼친다. 장신중은 “첫째, 고환은 저온을 좋아한다”며 “비만 이후에는 고환이 양쪽 허벅지 사이에 끼어 온도가 올라가면 정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둘째, 비만은 에스트로겐 분비를 촉진하고 호르몬 수치는 정자의 질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리정은 생식 건강을 보호하는 방법은 사실 매우 간단하며 규칙적인 작업과 휴식, 꾸준한 운동, 긍정적인 마음가짐 등이 건강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인간사회가 공상과학소설 ‘사녀 이야기’가 그린 것처럼 과연 번식 위기에 직면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날이 오기 전에 조기경보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할 기회와 지혜가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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