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중국을 자극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발언을 둘러싼 외교 충돌 속에, 미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로우키’ 행보를 보이자 일본 정부가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미·일 공조를 강조해온 도쿄로서는 예상 밖의 ‘미국의 침묵’이 당혹스럽다는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 시각) 다수의 미·일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문제를 언급해 중국의 강한 반발을 자초한 이후, 일본은 미국의 지지가 지나치게 미약하다며 실망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야마다 시게오 주미 일본대사는 트럼프 행정부에 “다카이치 총리에게 더 강한 공개 지원을 해달라”고 직접 요구했다.
美, ‘대사 한마디’ 외엔 사실상 잠행
중·일 간 외교 충돌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측의 공개 발언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지난 11월 20일 에만누엘 그라스 주일 미국대사가 “대통령을 대표해 다카이치를 지지한다”고 말한 것이 유일한 실질적 메시지였다.
FT는 “그 외 미국 정부 고위층의 직접적인 공개 지지는 전무하다”고 지적했다.오히려 미국은 최근 중국과의 관계 안정에 더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FT는 “미국이 중국의 ‘사이버 공격’ 의혹을 명분으로 준비하던 제재 조치를 일단 보류했다”며 “10월 말 양국 간 무역 휴전 합의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또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들은 “부산 한·중·일 정상회의 이후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대규모 수출 규제를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4월 방중 계획도 고려 요소로 꼽혔다.
“일본에 말은 그렇게 해놓고”… 도쿄 내 불만 확산
일본 내부에서는 더욱 불편한 시선이 나온다. 미국 국방 정책 책임자였던 엘브리지 콜비 등이 그간 일본에 “유사시 대만 문제에서 일본의 역할을 명확히 하라”고 요구해왔던 만큼, 정작 다카이치가 이를 공개 언급하자 미국이 한 발 빼는 듯한 태도는 “모순적”이라는 것이다.
전 백악관 일본 담당관 크리스토퍼 존스턴은 FT에 “다카이치 발언은 일본 정부가 대만 유사시 미국을 지원할 의무를 가장 명확하게 밝힌 것”이라며 “그 발언의 전략적 타당성과 별개로, 미국은 이를 환영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했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 미국의 공식 반응은 국무부 부대변인의 X(옛 트위터) 게시물 정도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미국이 ‘강력한 성명을 곧 발표할 것’이라는 통보도 받았지만, 결국 공개된 것은 국무부의 짧은 SNS 게시물뿐이어서 “실망이 컸다”고 FT는 전했다.
WSJ “트럼프, 다카이치에 직접 전화해 오히려 경고”
미국 언론 보도도 일본의 속을 더 뒤집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전화를 걸어 다카이치 총리에게 ‘대만 문제로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고 강하게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한동안 통화 내용을 “말하기 어렵다”며 회피해왔다.
일본 주간문춘은 5일 “트럼프가 당시 ‘대만 문제에 끼어들지 말라’는 취지의 매우 강한 표현을 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고 보도했다.
도쿄 “동맹 흔들리진 않겠지만… 공개 지지 부족은 유감”
FT는 한 일본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이 일본과의 동맹을 흔들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워싱턴 고위층의 공개 지지 부족은 실망스럽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말 방일 당시 다카이치와 ‘친밀한 관계’를 강조했지만, 이번 사안에서는 끝내 공개 지지 발언을 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질문에 “트럼프는 다카이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만 했고, 국무부 역시 부대변인의 SNS 글을 재언급하는 데 그쳤다.
부시 행정부 출신 아시아 담당 고문 데니스 와일더는 “백악관과 국무부가 모두 명확한 지지를 내놓지 않는 상황은 일본을 불안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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