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중국 동북부의 국경 도시 연변조선족 자치주(이하 연변)는 최근 몇 년 간 '커피도시'로 급부상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인구 70만 명의 작은 도시인 연길시를 중심으로 1,000여 개의 카페가 밀집해 있으며, 인구 1만 명당 카페 수는 상하이의 4배에 달하여 '커피도시'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는 단순한 커피 소비의 증가를 넘어, 지역 문화와 산업이 결합된 독창적인 발전 모델을 보여준다.
과거의 연변 커피
연변의 커피 문화는 1980~199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해외 무역과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외국 문화가 유입되면서 커피는 연길 시민들의 일상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연변커피문화교류발전협회 최봉화 회장은 "외국에서 돌아온 친척이 가져온 커피를 처음 마셨을 때의 신선함이 지금까지 이어졌다"며 초기 커피 문화의 씨앗을 전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본격적인 커피 산업의 태동이 시작되었고, 2010년대 후반부터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창의적인 커피 메뉴 개발이 활발해졌다. 예를 들어, 사과배와 전통 발효주인 막걸리를 커피에 혼합한 '사과배 라떼'와 '막걸리 카푸치노'는 관광객들의 큰 인기를 끌며 연변만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의 연변 커피
2024년 기준으로 연길시에는 1,000여 개의 카페가 운영되고 있으며, 연간 커피 소비액은 약 7억 위안(한화 약 1,300억 원)에 달한다. 메이퇀(美团) 집계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연변주의 커피 매장 수는 전년 대비 29% 증가했으며, 인구 대비 카페 밀도는 전국의 현급 도시 중 1위를 기록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는 '연길 커피' 관련 게시물이 4만 건이 넘으며, 한 카페의 월간 배달 주문량이 9,000건이 넘는 등 디지털 시대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연변 정부는 커피 산업을 지역 경제의 핵심 축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청년 창업자에게 무상 공간 및 보조금을 지원하고, 커피 가공 공장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2024년 8월에는 '2024 연변커피산업발전포럼'을 개최해 국내외 전문가와 기업이 참여하는 협력 플랫폼을 마련했으며, 커피 원두 유통 및 제품 개발 등 6개 협약을 체결해 산업 체인을 확장했다.
연변은 조선족 전통문화와 커피가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전통 한옥 스타일의 카페에서 즐길 수 있는 '인삼 커피'나 관광 명소 근처의 '커피+민속 공연' 체험 공간은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커피는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2024년 5월 연길시는 동북 3성 중 유일하게 '전국 관광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래의 연변 커피
급속한 성장 속에서도 연변은 품질 관리와 산업 표준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일부 카페의 저가 경쟁으로 인한 원료 절감 현상이 발생하자, 2024년 12월 연길시커피협회는 '업계자율규약'을 제정해 품질 유지와 차별화 전략을 강조했다. 또한, 글로벌 커피 원두 가격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연변 정부는 대규모 원두구매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며, 로스팅 기술 연구소와 협업을 통해 고품질 원두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연변은 중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동북아 시장으로의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2024년 5월, 중국커피연맹(CCL)이 주최한 '커피테이스팅대회'를 연길시에서 개최하여 국내외 전문가의 주목을 받았고, 향후 국제 대회를 유치하여 글로벌 입지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윈난(云南), 하이난(海南)과의 협력을 통해 원두 유통망을 확보하고, 한류 문화와 연계한 'K-커피' 마케팅 전략도 구상하고 있다.
커피 한 잔이 만들어낸 도시의 기적
연변은 커피를 매개로 전통과 현대, 산업과 문화를 아우르는 독특한 발전 모델을 창조했다. 작은 도시가 '커피 경제'를 통해 관광, 문화, 청년 창업까지 연계한 종합적인 성장을 이뤄낸 사례는 중국 내 다른 지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앞으로 연변의 커피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새로운 장을 열어갈지 기대된다.
BEST 뉴스
-
교과서 밖으로 나온 국가 유산, 바다 건너 호치민 아이들을 품다
[동포투데이]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교장 김명환)가 한국의 국가유산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국가 유산 교육 체험 행사 ‘이어지교’를 재외교육기관 최초로 개최한다.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는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한국 국가유산청(청장 허민)과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이귀영)의 지... -
中 외교부, 희토류 수출 규제 관련 입장 재확인
[동포투데이] 중국 외교부가 희토류 수출 규제 정책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10월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희토류 수출 관리 조치는 체계 규범화와 제도 완성을 위한 것으로, 국제 관행에 부합한다”며 “세계 평화와 지역 안정,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 의무 이행이 목적... -
전 세계 한글학교, 민화로 하나되다
△제14회 발표회(10.20) 개최식 기념촬영 ©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 [동포투데이]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공동대표 박인기·김봉섭)은 20일 서울 강남구 한국전통문화원에서 제14회 발표회를 열고, 한국 민화를 주제로 한글학교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행사는... -
“민화와 한글, 세계를 잇다” —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 제14회 발표회 10월 20일 개최
[동포투데이] 문화가 무르익는 10월, 한류의 새로운 기둥으로 주목받는 한국 민화와 전 세계 한글학교, 그리고 동포 차세대가 한자리에 모인다.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공동대표 박인기·김봉섭)은 한국전통문화원(원장 홍종진)과 함께 오는 10월 20일(월)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삼성로 642의 4층... -
국민의힘, 중국인 대상 ‘배척 법안’ 추진… “中 반격 대비는?”
[동포투데이] 한국에서 중국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이 10월 초부터 시행된 가운데,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이 중국인을 특정 대상으로 하는 법안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산하 <This Week in Asia>는 14일, 국민의힘... -
“6분 만에 충전, 2000km 달린다”…중국, 고체전지로 ‘배터리 굴기’ 완성
[동포투데이] 중국 배터리 산업이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때 일본이 “중국보다 20년 앞섰다”고 자신했던 고체전지 기술이 이제 중국의 생산라인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6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고, 한 번 충전으로 2000km를 달릴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가 실제 차량에 장착될 준비를 마친 것이다. 중국...
NEWS TOP 5
실시간뉴스
-
미얀마, 사기단지 소탕에도 ‘재취업 러시’ … 일부 숙련자는 몸값 7만달러
-
대만 정부, ‘대륙 거주증 소지자’ 주민 자격 박탈 논란
-
“열 달간 사랑한 그녀는 조카였다”…40대 남성의 황당한 ‘가짜 연애 사기극’
-
中 국가안전부, 청년 대상 간첩 포섭 사례 공개 “학술 교류·취업 빙자 주의”
-
북한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별세…향년 97세
-
연길 ‘빈허윈랑(滨河云廊)’ 개통…도시 남북 잇는 새로운 문화관광 명소로
-
‘금 유용 혐의’ 베트남 여배우 쯔엉응옥아인 체포…수천 냥 금 행방 묘연
-
中, 사망자 급증 시대 진입…인구 감소 본격화
-
연길의 가을, 오색빛으로 물들다
-
中, 농작물 유전자 빼돌린 해외 간첩단 적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