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중국 정부가 오는 9월 3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열병식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초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29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며 미국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9월 방미를 제안한 상태라고 전했다. 시 주석의 방미는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한 것으로, 두 일정 중 하나라도 성사되면 이는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시작 이후 첫 미중 정상 대면이 된다.
트럼프와 시진핑은 이미 지난 6월 5일 통화에서 상호 방문을 초청했다. 하지만 두 정상이 실제로 얼굴을 마주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 본인이 열병식 참석을 원하더라도, 대중 강경파인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내 여론이 부정적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반대로 시 주석의 방미에 대해서도 중국 내부에서는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올해 초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를 향해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전례가, 중국 지도부에게는 외교적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시 주석 대신 리창 총리를 유엔 총회에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동시에 중국 내에서 트럼프와의 첫 정상회담을 개최해 언론 보도를 제한하고 ‘성공적 회담’으로 연출하려는 구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열병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미·러 세 정상이 함께 천안문 광장에 모습을 드러낼 경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 구도 재연처럼 비춰질 수 있어 일본 외교엔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강경 이미지와는 달리, 최근 들어 중국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묘사하고 있다. 그는 6월 29일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국과 우리는 잘 지내고 있다”며 “세계는 본래 추악하다(nasty). 그런 식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통신 해킹, 코로나19 기원 논란 등을 거론했지만, 트럼프는 구체적인 대응을 피하며 “우리는 많은 행동을 했다”는 정도로 말을 아꼈다. 특히 미국 법무부가 최근 기소한 중국 국적 연구자들의 ‘생물병기 밀수 혐의’ 사건에 대해서도 “그게 꼭 중국에서 왔는지는 알 수 없다”며 사건을 축소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해당 사건은 중국 출신 대학원생과 그 연인이 미국으로 푸사리움 아쿠미나툼(Fusarium acuminatum)을 밀반입한 혐의로 기소된 건으로, 미 검찰은 이를 ‘농업 테러 무기’라고 지칭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균이 미국에 이미 100년 넘게 퍼져 있으며, 살균제로 충분히 방제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중 간 무역 현안에서는 완만한 진전도 포착된다. 백악관은 최근 중국과 희토류 수출 확대 등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인터뷰에서 “그들은 높은 관세를 내고 있다. 우리는 중국과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며 대중 압박보다는 협력에 무게를 실었다.
양국 모두 조심스럽게 회담의 문을 열고 있지만, 열병식과 유엔 총회라는 외교 이벤트를 앞두고 어느 쪽이 먼저 상대의 수도를 찾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9월, 미중 정상이 어느 무대에서 마주할지에 세계 외교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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