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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아이 낳으면 국적 자동 취득?”… 까다로운 중국 국적법의 현실

  • 허훈 기자
  • 입력 2025.08.2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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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지난달 베이징의 한 병원 산부인과 대기실. 5년 넘게 중국에서 일해온 독일인 남성과 프랑스인 여성 부부가 다가와 기자에게 물었다.

“우리 아이가 중국에서 태어나면 중국 국적을 가질 수 있나요?”


많은 이들이 직관적으로 “그렇다”고 답할지 모르지만, 중국의 현실은 다르다. 중국은 미국·캐나다와 달리 ‘출생지주의’가 아닌 ‘혈통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부모가 모두 외국인이라면 중국에서 태어난 아이라도 자동으로 중국 국적을 얻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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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적으로 국적 불가”… 까다로운 심사와 낮은 성공률


공안부 출입국관리국 관계자는 “외국인 부부의 아이는 부모의 국적을 따르며, 중국 국적은 부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의 국적 취득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까다로운 절차에 속한다.


2025년 한 해 동안 중국 국적을 새로 얻은 외국인은 2천 명이 채 안 된다. 1만5천 명 넘게 신청했지만 승인율은 13.2%에 그쳤다. 평균 심사 기간은 18~~24개월, 복잡한 경우 3~~4년이 걸리기도 한다.


법은 단순, 현실은 엄격


국적법상 요건은 △중국인 직계 가족 보유 △중국 내 장기 거주 △헌법·법률 준수 △합법적 생계 수단 △정당한 이유 등 다섯 가지다. 그러나 실제 심사에서는 **언어 능력, 경제력, 사회적 기여도** 등이 ‘보이지 않는 기준’으로 작용한다.


예컨대 12년간 중국에 거주하며 중국인 배우자와 자녀를 둔 미국인 엔지니어가 신청했지만, “국가 안전·사회 안정 요건 불충족”이라는 모호한 이유로 거절당한 사례도 있다.


언어·경제·사회 기여까지 평가


공식 규정에 없지만, 중국어 능력은 사실상 필수다. 2025년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 중 92.3%가 고급 중국어 자격증을 갖췄다. 또, 연소득이 지역 평균 임금에 못 미치거나 세금·보험 납부 이력이 불충분하면 불이익을 받는다.


반대로 연구·투자·공익 활동 등 사회적 기여도가 크면 가산점**이 붙는다. 실제로 중국과학원에서 8년간 연구한 미국 과학자는 30편 넘는 논문 업적을 인정받아 비교적 신속히 국적을 취득했다.


국적 포기라는 ‘비용’


중국은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외국인이 중국 국적을 취득하려면 반드시 원래의 국적을 포기해야 한다. 한 독일 출신 입국자는 “고향 국적을 버리는 건 쉽지 않았지만, 중국이 이미 내 삶의 터전이기에 선택했다”고 털어놨다.


신청 비용도 만만치 않다. 국적 신청비는 300위안(약 5만5천원)이지만, 각종 번역·공증·변호사 비용 등을 합치면 보통 2만~5만 위안,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면 10만 위안이 넘는 경우도 흔하다.


“대안은 영주권”


중국 정부는 최근 영주권 제도를 확대한 바 있다. 2025년 현재 영주권 소지 외국인은 1만4700명으로 전년보다 23% 늘었다. 영주권자는 취업·교육·의료 등에서 중국인과 거의 동일한 대우를 받는다. 국적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많은 외국인에게 더 현실적인 선택지다.


“국적은 쉽지 않다”


앞서 만난 독일-프랑스 부부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현행 법으로는 이들의 아이가 자동으로 중국 국적을 얻을 수 없다. 성인이 된 뒤 직접 신청하거나, 부모와 함께 특별한 기여를 통해 길을 열어야 한다.


중국 국적 취득은 높은 장벽과 긴 심사, 그리고 원국적 포기라는 ‘희생’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만큼 국적의 무게가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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