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포투데이] 네덜란드는 서유럽의 작은 국가지만, 성과 관련한 사회적 개방성과 관용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특히 성 거래 합법화 정책은 2000년 10월 1일 '성매매 폐지법'을 통해 정식으로 제도화됐다. 당시 국민 70%가 합법화에 찬성할 정도로 사회적 수용도는 높았다.
성 거래 합법화 초기, 네덜란드의 성 산업은 경제적 역할도 컸다. 아므스테르담 ‘홍등가’는 매년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관광과 주변 상권 활성화에 기여했고, 성 산업은 한때 국가 GDP의 약 1%를 담당했다. 성 노동자들은 거래세 19%와 개인소득세 30~52%를 납부하며, 정부는 이를 통해 상당한 재정을 확보했다. 2011년 관련 세수는 5억 5천만 파운드에 달했다.
그러나 합법화가 가져온 사회적 영향은 긍정과 부정이 공존한다. 성 산업 종사자는 분기별 건강 검진을 받도록 하고, 무료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덕분에 에이즈 감염률은 유럽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으나, 임질 등 일부 성병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외국인 성 노동자들은 언어와 신분 문제로 검진 참여율이 낮아 감염 위험이 높았다.
또한 합법화 덕분에 거리 성매매로 인한 폭력 사건은 줄었고, 홍등가의 범죄율은 한때 73% 감소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신매매, 마약·돈세탁 연계 범죄 등 새로운 문제도 등장했다. 2016년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네덜란드 성 노동자의 약 90%가 여성이며, 대부분이 빈곤 국가 출신으로 강제 취업된 경우가 많았다.
최근 네덜란드 정부는 성 산업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2025년 새로 시행된 '성 거래법'은 성 노동자의 등록과 자격 요건을 엄격히 하고, 무허가 영업 시 최대 2만 유로의 벌금, 고객은 1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성 노동자는 독립 사업자로 인정받아 은행 계좌 개설, 의료보험, 연금,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다. 팬데믹 기간에는 1인당 1,200유로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 거래 합법화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크다. 일부는 여성 신체의 상품화를 조장한다며 비판하고, 엄격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회색 지대와 잠재적 피해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아므스테르담 시는 홍등가 일부를 교외로 이전하고, 창문 수를 500개에서 250개로 줄이는 등 수요 감소 정책을 추진 중이다.
네덜란드 사례는 개인 자유와 사회 질서, 공중보건, 도덕적 기준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자유사회의 고민을 그대로 보여준다. 합법화가 제도적 틀을 제공하더라도, 성 평등과 사회 정의 실현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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