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일본에 거주하는 중국인의 수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생 중심이던 체류 구조는 취업·정주형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으며, 일본 사회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이 2025년 5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3월 말 기준 일본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중국 본토 출신 인구는 107만6천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홍콩·마카오·대만 출신까지 포함하면 중국계 거주자는 120만 명을 넘어 일본 전체 외국인 인구의 약 30%를 차지한다. 일본인 117명당 1명이 중국계 주민인 셈이다.

10년 새 60% 이상 증가… 고용 목적 체류 급증
일본 내 중국인 인구는 지난 10년간 가파르게 늘었다. 2015년 66만5천 명이던 중국인 거주자는 2020년 78만6천 명, 2024년 101만2천 명으로 증가했고, 2025년 1분기에만 6만5천 명이 늘며 최근 5년간 가장 빠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10년간 증가율은 61.9%, 연평균 5.6%에 달한다.
체류 목적도 뚜렷하게 변화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재류 자격별 비중을 보면 취업자가 39.6%(42만6천 명)로 가장 많았고, 유학생은 23.7%(25만5천 명), 기능실습생 15.3%, 가족동반 체류자 14.8% 순이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취업자 비중은 12.3%포인트 늘어난 반면, 유학생 비중은 8.7%포인트 감소했다.
수도권 집중… 도쿄 거주 중국인 33만 명
지역별로는 도쿄·오사카·가나가와·아이치·지바 등 5개 광역권에 전체 중국인의 약 68%가 집중돼 있다. 이 가운데 도쿄도 거주자가 33만6천 명으로 전체의 31.2%를 차지한다. 도쿄 신주쿠·이케부쿠로, 오사카 시내 일부 지역에서는 중국인 비율이 20%를 넘는 곳도 나타나며, 사실상 중국인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다.
IT·제조업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아
취업 분야를 보면 IT가 23.5%로 가장 많았고, 외식(17.8%), 제조업(15.6%), 유통(12.3%), 교육·연수(8.7%), 의료·돌봄(7.2%) 순이었다. 일본 주요 IT·테크 기업의 연구개발 조직에서 중국인 직원 비율이 30%를 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일본 내 중국인의 평균 연소득은 418만 엔으로, 전체 외국인 평균(371만 엔)을 웃돈다. IT·금융 등 고숙련 분야 종사자는 연 600만~1,200만 엔에 이르는 반면, 서비스업 종사자는 250만~350만 엔 수준으로, 소득 격차는 최대 4~5배에 달한다.
중국 유학생 25만 명… 10명 중 6명 일본 취업
중국은 일본 최대 유학생 공급국이다. 2025년 기준 일본 내 중국인 유학생은 25만5천 명으로 전체 외국인 유학생의 41.3%를 차지했다. 석·박사 과정 비중은 2015년 대비 9.6%포인트 증가해 고학력화가 뚜렷하다.
특히 중국 유학생의 일본 취업률은 63.7%로, 2015년의 37.2%에서 크게 상승했다.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에서는 70%를 넘는다. 일본 정부가 직면한 만성적 인력난을 보완하는 주요 공급원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주권·창업 증가… “정착형 이주” 가속
영주권을 취득한 중국 국적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25년 기준 5만6천 명으로, 2020년 대비 47.4% 증가했다. 매년 평균 3,600명가량이 영주권을 취득하고 있으며, 주 연령대는 30~45세다.
중국인의 일본 내 창업도 활발하다. 2025년 기준 중국인이 설립한 기업은 약 6만7천 개로, 2020년보다 35.8% 늘었다. 이들 기업의 연간 매출은 약 1조2천억 엔, 고용 창출 규모는 18만 명에 달한다.
차별 경험도 여전… “젊은 인구, 일본 사회의 활력”
일본 내 중국인의 평균 연령은 32.7세로 일본 전체 평균(48.2세)보다 크게 낮다. 18~35세가 전체의 58.3%를 차지해, 고령화가 심화된 일본 사회에서 젊은 노동력으로 기능하고 있다.
다만 사회 통합의 과제도 남아 있다. 일본 내각부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의 46%가 임대주택, 취업, 일상 교류 과정에서 차별이나 편견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언어와 문화 차이를 가장 큰 장벽으로 꼽는 응답도 여전히 많다.
“숫자보다 변화가 중요”
전문가들은 “100만 명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질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학생 중심의 단기 체류에서 취업·정착형 이주로 이동하면서, 중국인 사회는 일본 경제와 지역 공동체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최근 출입국관리법 개정과 고급 인재 비자 완화를 통해 이민 문호를 넓히고 있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일본 내 중국인 인구가 2030년 130만 명, 2035년 1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일 간 정치·외교적 갈등과는 별개로, 일본에 거주하는 100만 명 이상의 중국인은 양국을 잇는 ‘생활 속 연결고리’로 작용하고 있다. 민간 차원의 교류와 정착이 동아시아 질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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