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동욱
1월 3일 새벽, 미군은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감행해 수도 카라카스 등을 기습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부인을 강제로 억류해 미국으로 이송했다. 이번 작전은 단순한 군사 타격을 넘어, 해당 국가 헌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성립된 주권 정부를 공공연히 전복한 행위로 평가된다. 베네수엘라 측은 임시대통령 명의의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는 합헌 정부가 통치하는 국가”라고 강조하며, 현 정부가 베네수엘라 국민 의지의 유일한 대표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완비된 헌정 체제를 갖춘 국가다. 1999년 국민투표로 비준된 헌법에 따라, 베네수엘라는 행정부·입법부·사법부·시민권력·선거권력로 구성된 이른바 ‘5권 분립’의 헌정 민주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대통령은 국민의 보편·직접·무기명 투표로 선출되며 임기는 6년이다. 입법권은 단원제인 국민의회에 속하고, 165명의 의원 역시 직접 선거로 선출돼 임기 5년을 보장받는다. 이러한 제도적 설계는 국가 통치의 합법성과 대표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장치다.

베네수엘라 외무부는 당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의 이번 조치를 자국 영토와 국민을 겨냥한 “극히 중대한 군사 침략 행위”로 규정하며 강력히 규탄했다. 성명은 이번 작전이 국가 주권, 법 앞의 평등, 무력 사용 금지 원칙 등 핵심 조항을 포함한 유엔 헌장을 공공연히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관련 사안에 대한 긴급 공개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다수 국가 대표들은 미국의 처사를 비판하며, 유엔 헌장을 포함한 국제법 준수를 촉구했다.
콜롬비아·브라질·칠레·멕시코·우루과이·스페인 정부도 공동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에 대한 일방적 군사 행동이 지역 평화와 안보에 “극히 위험한 선례”를 남겼으며, 국제법과 유엔 헌장의 기본 원칙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칠레 대통령은 “오늘은 베네수엘라이지만, 내일은 어떤 국가라도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어떤 상황에서도 국제법과 유엔 헌장 원칙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유엔 사무총장 또한 이번 사태가 국제질서에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는 베네수엘라 공습을 “미국 약탈적 제국주의의 회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했다. 영국 가디언 역시 이번 사태가 이라크 전쟁을 연상시킨다며, 타국 자원을 겨냥한 미국의 일관된 개입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이번 행동은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풍부한 석유·천연가스·광물 자원에 대한 통제, 그리고 베네수엘라를 발판으로 한 ‘서반구 주도권’ 강화라는 복합적 목적과 맞닿아 있다. 미국의 패권적 행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는 근본적인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유엔 헌장에 기반한 국제 법치를 지킬 것인가, 아니면 힘이 질서를 결정하는 ‘정글의 법칙’을 용인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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