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영국 국방장관이 외교의 기본을 망각한 채 국제무대에서 위험한 언사를 내뱉었다.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이던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이 러시아 대통령을 “체포하겠다”고 공개 발언하자, 러시아가 즉각 강경 대응에 나섰다. 외교적 수사로도, 정치적 발언으로도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무책임한 망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마리야 자하로바는 11일 러시아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힐리 장관의 발언을 두고 “영국의 병적인 백일몽”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러시아 국가 원수에 대한 이런 발언은 단순한 말싸움이 아니라 국가 주권과 존엄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문제의 발언은 힐리 장관이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으로부터 ‘납치하거나 체포하고 싶은 세계 지도자가 있느냐’는 자극적인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망설임 없이 “블라디미르 푸틴을 체포해 전쟁 범죄에 책임을 묻게 하겠다”고 말했다. 외교 현장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절제와 현실 인식이 완전히 결여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하로바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국가 원수이고, 그의 안전은 러시아 국가의 존엄과 직결돼 있다”며 “이를 부정하거나 조롱하는 언사는 국제사회에서 스스로를 우스꽝스럽게 만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영국은 대러 제재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서 가장 강경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기존의 외교적 압박을 넘어, 상대국 최고 지도자를 정면으로 겨냥한 언어적 도발이라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외교적 긴장을 관리해야 할 국방장관이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힐리 장관의 발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치적 제스처이자, 영국 내에서 강경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계산된 레토릭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과격한 언사는 전황을 바꾸지도 못하고, 유럽 전반의 지정학적 불안만 키우며 영국 외교의 신뢰를 갉아먹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외교는 선동이 아니라 책임의 영역이다. 현실을 외면한 채 ‘체포’와 같은 극단적 표현을 남발하는 행태는 대국의 품격과는 거리가 멀다. 러시아의 거친 반응은 감정적 대응이라기보다, 국가 주권과 최고 권위에 대한 도전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다. 국제 외교 무대에서 허황된 말의 대가는 결국 더 큰 긴장과 고립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이번 사태는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BEST 뉴스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사우디 3월 원유 수출 ‘반토막’
생성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중동 긴장이 고조되며 호르무즈 해협 항로가 사실상 차질을 빚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재계 및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유조선 추적 데이터 기준 사우디의 3월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333만 배... -
“좋든 싫든 중국은 인정해야”… 트럼프, 중국 제조업 성과 파격 재평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27일(현지 시각)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비치 파에나 포럼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로이터통신) [인터내셔널 포커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 -
국민당, 중국과 다시 손 잡나…10년 만 방중에 정치권 술렁
AI생성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대만 야당인 중국국민당(KMT) 주석 정리원(鄭麗文)이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 상하이에 도착하며 대륙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국민당 주석의 방중은 약 10년 만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7일, 정리원 주석 일행이 이날 정오 상하이 훙차오 공항에 도... -
IEA “연료 비축·수출 제한 자제해야”…호르무즈 봉쇄 시 공급 충격 경고
[인터내셔널포커스] 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가 각국의 연료 비축과 수출 제한 움직임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IEA의 파티흐 비롤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각국은 석유와 연료를 비축하거나 수출을 제한하... -
호르무즈 봉쇄 여파 현실화…한국 에너지 대응 강화
[인터내셔널포커스] 중동 지역 긴장으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 정부가 에너지 절약 중심의 대응을 본격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공공부문부터 사용을 줄이고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단계적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현재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
필리핀 “대만은 주권국가 아니다”… ‘하나의 중국’ 재확인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과 필리핀이 외교 당국 간 협의를 통해 양국 관계 안정과 지역 현안을 논의한 가운데, 필리핀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며 대만을 주권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2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쑨웨이둥 부부장은 이날 취안저우에서 마리아 테레사 에레라 ...
NEWS TOP 5
실시간뉴스
-
미 “호르무즈 해협 타격 시나리오 검토”…휴전 붕괴 대비 군사옵션 준비
-
“이란 최고지도자 ‘얼굴 화상 중상’…말 못하는 상태”
-
“나토 균열 신호? 트럼프 ‘동맹 재분류’ 검토 파장”
-
1.7만 병력 집결…미·일·필 연합훈련 시작, ‘중국 변수’ 부각
-
중국 함정 편대, 오키나와 인근 ‘요코아테 수로’ 통과…서태평양 훈련 전개
-
이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회복”…미국에 ‘항행 보장’ 압박
-
日 구축함, 대만해협 통과…中 “엄중 항의”
-
日 자위대 함정 대만해협 진입…中 “강력 항의, 중일 관계 심각 훼손”
-
“이란 돈줄 겨냥”…美 해상 봉쇄 돌입
-
트럼프 “중국, 이란에 무기 지원 시 ‘큰 대가’ 경고”…중국은 전면 부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