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이 새해 초 일본을 겨냥한 강도 높은 수출 통제 조치를 내놓은 가운데, 중·일 관계가 장기적 경색 국면에 들어섰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중국 측 전문가들은 “일본이 전략적 착각에 빠져 있다”며 “양안(兩岸) 통일이 현실화될 경우 일본의 전략적 위상은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이 15일 공개한 시사 대담 프로그램 ‘양안 원탁파(两岸圆桌派)’에서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진찬룽과 대만의 시사 평론가 탕샹룽은 최근 격화되는 중·일 갈등과 희토류, 공급망, 동북아 정세를 집중 분석했다.

“일본의 선을 넘은 발언이 갈등 촉발”
진찬룽 교수는 최근 중·일 관계 악화의 직접적 계기로 일본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의 발언을 지목했다. 그는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유사시 일본 유사’라는 표현을 공개 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전후 질서를 건드린 것”이라며 “중국으로서는 전략적 반격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가 지난 1월 6일 군민양용 물자 전반에 대해 일본 수출을 제한한 조치는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는 설명이다. 진 교수는 “이는 시작 단계에 불과하며 일본이 체감할 충격은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의 ‘미국 의존’, 그러나 워싱턴은 침묵
일본은 미국과 주요 7개국(G7)을 통한 희토류 공급망 재편을 시도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진찬룽 교수는 “일본이 방위상과 재무상을 미국에 보내 ‘구원’을 요청했지만, 미국의 관심은 일본에 있지 않다”며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현재 일본보다 중국과의 거래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일”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진 교수는 “일본이 기대는 ‘미국의 우산’이 과거만큼 견고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은 한국을 끌어안고, 일본을 압박”
탕샹룽 평론가는 중국의 대일 조치를 “장기적 전략”으로 규정했다. 그는 “상무부의 수출 제한은 단순한 경제 보복이 아니라 일본 군국주의의 재부상을 차단하려는 신호”라며 “실제 타격은 일본 방산업보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민간 제조업에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이 일본 경제단체의 대규모 방중 요청은 사실상 거부하면서, 같은 시기 한국 대통령 이재명의 방중과 한국 기업단의 방문을 적극 수용한 점을 들어 “중국의 ‘일본 압박–한국 포섭’ 전략이 분명히 드러난 사례”라고 평가했다.
“양안 통일되면 일본 전략 가치 급락”
탕샹룽은 대담에서 가장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양안이 통일되는 순간 일본의 전략적 위상은 90% 이상 하락할 것”이라며 “일본의 해상 교역로와 안보 구조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대만 문제 이후 중국이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와 류큐 문제를 국제 의제로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이 경우 일본은 더 이상 전략적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동북아 재편 속 고립되는 일본
전문가들은 최근 중·러 협력 강화와 한반도 정세 변화도 일본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진찬룽 교수는 “중국, 러시아, 남·북한 관계가 일정 부분 안정되는 흐름 속에서 일본만 주변국과 대립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며 “이는 일본 외교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탕샹룽 역시 “일본은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전후(戰後) 최악의 고립 국면에 놓여 있다”며 “미국의 확고한 지지가 약화되는 순간 일본의 전략은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중·일 관계, 상당 기간 냉각 불가피”
두 전문가는 중·일 관계가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진찬룽 교수는 “정치·군사·외교 전반에서 대화 채널이 막힌 상태”라며 “경제와 외교의 부분적 ‘반(半)탈동조화’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탕샹룽은 “지금 일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미국을 향해 시선을 돌리는 것뿐이지만, 그마저도 확실하지 않다”며 “일본은 전략적 전환점 앞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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