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영국 정부가 대형 인프라 사업인 고속철도 HS2(High Speed 2)의 설계 속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고속 시험 인프라 부족으로 열차를 해외에서 시험해야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중국 등 해외 시험 시설 활용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기술 역량 논란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 BBC, CNN 등은 최근 보도를 통해 영국 정부가 HS2의 설계 최고 속도를 기존 시속 360㎞에서 약 30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급증한 건설비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속도를 낮출 경우 인프라와 차량 운영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HS2는 2019년 착공된 영국 최대 규모의 고속철 사업으로, 런던 유스턴역에서 버밍엄과 맨체스터를 거쳐 리즈까지 연결하는 노선으로 계획됐다. 그러나 공사 지연과 비용 증가가 이어지며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커졌다. 초기 375억 파운드였던 예산은 이후 1000억 파운드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치권에서도 노선 축소와 속도 조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논란의 핵심은 기술 인프라다. 당초 설계대로 시속 360㎞ 운행을 유지하려면 전용 시험선이 필요하지만, 영국 내에는 해당 조건을 충족하는 시험 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해외 시험선 활용 방안이 거론됐으며, 중국과 같은 고속철 시험 인프라를 갖춘 국가가 대안으로 언급됐다.
영국 교통부 관계자는 현지 매체에 “고속 운행을 유지하려면 별도의 시험 환경이 필요하다”며 “속도를 낮추거나 해외 시험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속도 하향이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사업의 근본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고속철은 속도를 기반으로 수송 효율과 운행 횟수를 극대화하는 구조인데, 속도가 낮아질 경우 전체 수익성과 이용 수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HS2 사업은 착공 이후 설계 미비, 비용 산정 오류, 사업 관리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지속적인 논란을 겪어왔다. 사업 관계자 역시 “초기 계획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고, 설계 완성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가 시작됐다”고 인정했다.
완공 시점도 당초 계획보다 크게 늦어질 전망이다. HS2 최고경영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프로젝트 완공은 2037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고속철도망과 시험 시스템을 구축한 국가로 평가된다. 고속 운행 및 시험 기술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고 있어, 글로벌 철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HS2는 비용 절감과 성능 유지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영국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재조정할지에 따라 향후 대형 인프라 정책의 방향성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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