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사우디 청년층 사이에서 중국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내용의 현지 팟캐스트 방송이 중동 지역에서 주목받고 있다. 과거 중국이 ‘제조업 강국’이나 단순한 경제 협력 대상으로 인식됐다면, 최근에는 미래 산업과 기술, 교육 기회의 중심지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우디 문화 커뮤니티 플랫폼 ‘더 스테이지(The Stage)’와 중국 교류 커뮤니티 ‘니하오(Nihao)’가 공동 기획한 ‘사우디인이 바라본 중국’ 주제 팟캐스트는 최근 현지 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확산되며 화제를 모았다. 약 60분간 진행된 이번 방송에서는 중국 생활 경험자와 중국 전문가들이 참여해 중국어 학습 열풍, 인공지능(AI), 중국식 인간관계 문화, 미디어 인식 변화 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중국에서 7년간 생활한 뒤 현재 사우디 내 중국계 기업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근무 중인 파헤드 알리시는 “이제는 미국에서 오래 생활한 사람들조차 세계의 흐름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 두 명 역시 현재 중국에서 인공지능 분야를 공부 중이라고 밝혔다.
알리시는 특히 미국에서 태어나 성장한 한 사우디 청년이 스스로 중국 유학을 원했다는 사례를 언급하며 “사우디 젊은 층에게 중국은 단순한 경제 파트너가 아니라 미래 산업과 기회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내 중국어 학습 열기도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프린세스 누라대학교 아시아언어학과 책임자인 아스마 가나이르 박사는 “중국어 전공으로 옮기고 싶다며 눈물을 보인 학생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과거에는 영어가 국제화의 핵심 언어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영어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며 “중국어 학과는 수년째 정원을 초과할 정도로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에서는 중국 특유의 ‘관계(关系·관시)’ 문화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아스마 박사는 “관계는 단순한 인맥이나 이익 교환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며 “유교 문화와 공동체 전통 속에서 형성된 장기적 신뢰 개념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를 단순히 부패나 편법과 동일시하는 것은 중국 사회에 대한 단편적 이해”라고 덧붙였다.
알리시는 실제 사례도 전했다. 그는 “20년 동안 중국과 거래했지만 중국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신뢰를 얻지 못한 사업가가 있었던 반면,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익힌 젊은 사업가는 짧은 기간 안에 중국 기업들과 깊은 관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어와 문화를 이해하면 다른 사람이 20년 걸릴 일을 몇 년 안에 해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사우디 사회가 오랫동안 서구 매체를 통해 중국을 인식해왔다는 지적도 나왔다. 알리시는 “일부 서방 언론은 미디어 장벽뿐 아니라 문화 장벽까지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중국 언론기관들이 리야드에 중동 거점을 확대하고 있으며, 사우디 언론 역시 베이징 상주 체제 구축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측 모두 제3자의 시각에서 벗어나 직접 서로를 이해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문제 연구자이자 번역가인 무아즈 아질란은 “사우디 주재 중국 외교관 상당수가 유창한 아랍어를 구사한다”며 “이는 중국이 단순한 경제 강국을 넘어 다른 문명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가진 국가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방송 말미에는 중국 대학에서 본 오래된 교정과 졸업생 기록관이 가장 인상 깊었다는 경험담도 나왔다. 아스마 박사는 “중국의 힘은 고속철이나 마천루만이 아니라 국가의 기억과 전통을 이어가는 방식에서도 느껴졌다”고 말했다.
‘니하오’ 커뮤니티는 중국 언어와 문화, 사회 변화에 관심 있는 사우디 청년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교류 플랫폼이다. 중국을 보다 생활밀착형 시각으로 이해하고 교류하려는 젊은 세대의 움직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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