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의 대일 희토류 공급이 수개월째 사실상 급감하면서 일본 산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전략 비축분 활용과 대체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핵심 중(重)희토류 분야에서는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말 이후 일본에 대한 디스프로슘·터븀·산화이트륨 등 주요 중희토류 수출을 대폭 줄인 상태다. 반도체와 첨단 제조업에 사용되는 갈륨 공급 역시 크게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내 관련 업계에서는 “2010년 희토류 파동 당시와 유사한 분위기가 다시 형성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와 항공우주, 방위산업, 반도체, 첨단 자석 제조 등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전략 광물이다. 특히 디스프로슘과 터븀은 고성능 자석 생산에 핵심 소재로 꼽힌다. 일본은 세계적인 희토류 자석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핵심 원료 상당 부분을 중국 공급망에 의존해 왔다.
일본 산업계에서는 이미 공급 차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자석 제조업체들은 특정 희토류가 포함된 제품 신규 주문 접수를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반도체·자동차 부품 업계 역시 원자재 확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전략 비축 물량 활용과 공급선 다변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수출 관리 강화 배경에는 최근 냉각된 중·일 관계가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본 정치권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한 강경 발언이 이어진 이후 중국은 군민양용(軍民兩用) 품목과 핵심 광물에 대한 대일 수출 심사를 강화해 왔다. 업계에서는 과거보다 훨씬 세부적인 공급망 자료 제출을 요구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중국 측은 관련 조치가 국가 안보와 국제 비확산 의무 이행 차원의 합법적 관리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핵심 광물 공급망의 안정과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국가 이익과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는 정당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상황은 2010년 중·일 희토류 갈등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동중국해 충돌 사건 이후 중국이 대일 희토류 수출을 크게 줄이면서 일본 산업계 전반에 충격이 확산된 바 있다. 이후 일본은 호주와 유럽 등을 중심으로 대체 공급망 구축에 나섰고, 해외 희토류 기업 투자도 확대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기간 내 중국 의존 구조를 완전히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부 해외 업체들이 중희토류 상업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생산 규모와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중국과 큰 격차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도 향후 희토류 공급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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