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 이행에 불만을 나타내면서도 공개적인 비난은 자제하고 있다. 핵심 광물과 의약품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운 현실이 미·중 통상 전략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미·중 양국이 지난해 체결한 관세 휴전 합의의 이행 상황을 함께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핵심 쟁점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 시행을 1년 연기하기로 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여부다.
그리어 대표는 중국의 합의 이행이 "완벽하지는 않다"고 평가하면서도 "양국이 남아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 가운데 하나이지만, 양국 관계의 안정 역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 내부에서는 중국이 합의를 미국의 기대 수준만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워싱턴이 이를 공개적으로 강하게 문제 삼을 경우 양국 관계가 다시 악화되고 관세 보복이 이어지는 무역전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중국에 대한 불만은 유지하되 협상 자체를 흔들지는 않는 '관리된 경쟁' 기조를 선택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미국이 중국을 쉽게 압박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공급망이다. 특히 의약품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중국은 원료의약품(API)과 제약 원자재의 핵심 공급국으로, 미국에서 사용되는 약 700종의 의약품은 최소 한 가지 이상의 핵심 성분을 중국에서만 조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경우 미국 제약산업은 물론 의료체계 전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다.
그리어 대표는 공급망 위험을 줄이기 위해 현재까지 17개 제약회사가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거나 국내 생산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산 원자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미국 제조 기반 자체가 큰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며 공급망 재편이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 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 상무부는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미·중 경제·무역 협상 합의에 따라 2025년 10월 발표했던 관련 수출통제 조치의 시행을 2026년 11월 10일까지 유예했으며, 양국이 경제·무역 협의 메커니즘을 통해 각자의 관심 사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는 전략을 지속하면서도, 희토류와 의약품 등 핵심 분야에서 당장 중국을 대체하기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중 전략 경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상호 의존적인 공급망 구조가 양국 모두의 강경 대응에 일정한 제약으로 작용하면서 당분간은 압박과 협상을 병행하는 '관리된 경쟁'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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