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이 '강제노동 방지'를 새로운 명분으로 내세워 대규모 추가 관세를 시행하면서 국제사회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이번 조치가 노동권 보호와 공정무역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일부 국가들은 충분한 근거 없이 보호무역을 확대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7월 23일 성명을 통해 <1974년 무역법> 제301조에 따라 이른바 '강제노동'과 관련된 60개 국가·지역의 수입품에 10~1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10%의 글로벌 임시 수입관세를 대체하는 조치로, 미국 수입의 99.4%를 적용 대상으로 삼으며 미국 동부시간 24일부터 발효됐다.
미국은 이번 조치가 강제노동을 근절하고 공급망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주와 브라질, 뉴질랜드 등은 조사 과정과 판단 기준이 불명확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의 결정이 자의적이며 정당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판했고, 뉴질랜드도 강제노동 혐의를 입증할 실질적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부 분석은 미국 무역대표부의 조사보고서 역시 특정 국가가 강제노동 제품을 수입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보다 각국의 제도 운영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고 분석하며, 적용 기준의 모호성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정책 역시 현실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지난해 대부분 국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했지만, 기대했던 국내 생산 확대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생산능력 확대를 기대했지만 성과는 제한적이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에서 가동 중인 원자재 알루미늄 제련소는 4곳에 불과하며, 2000년의 23곳에서 크게 감소했다. 신규 제련소 건설도 수십 년간 이뤄지지 않아 미국은 캐나다와 중동산 원자재 수입 의존도를 쉽게 줄이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듯 미국 정부는 올해 들어 일부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완화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았다. 미국 내 생산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기업에는 관세 혜택을 부여하며 일부 원자재 관세를 사실상 낮췄다.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정책 목표와 실제 공급망 여건 사이의 간극이 정책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관세 압박을 받는 국가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브라질은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총 185억 헤알 규모의 금융 지원을 통해 피해 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를 포함한 다양한 대응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공급망 재편과 산업 보호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이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정책의 정당성과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철강·알루미늄 관세의 사례처럼 보호무역 정책이 국내 산업 육성과 물가, 공급망 안정이라는 여러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검증 과제로 남아 있다. 향후 미국의 관세 정책이 국제 통상 질서와 글로벌 공급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더욱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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