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호르무즈해협을 피해 사우디아라비아 서부에서 원유를 싣던 한국의 우회 수송로에도 차질이 생겼다. 사우디 동서를 잇는 송유관이 공격받은 데 이어 홍해 항로까지 불안해지면서다.
한국은 지난 4월부터 사우디 동부에서 생산한 원유를 육상 송유관으로 서부 얀부항까지 옮긴 뒤 선박에 싣는 우회 수송을 본격화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7월 1일 기준 이 항로에 투입된 원유운반선은 10척, 운송 물량은 약 2,000만 배럴에 달했다. 당시 7척은 국내 입항을 마쳤고 3척은 한국으로 항해 중이었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지 않고 사우디 원유를 확보하기 위해 만든 길이었다.
하지만 원유를 얀부까지 보내는 사우디 동서 송유관이 최근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다.
동서 송유관은 사우디 동부 유전지대와 홍해 연안 얀부를 연결하는 약 1,200㎞의 핵심 원유 수송시설이다. 하루 400만~500만 배럴을 운송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4~5%에 해당하는 규모다.
얀부를 통한 원유 수출에도 차질이 나타났다. 사우디는 9월 하순 얀부에서 유럽으로 보내려던 일부 원유 선적을 취소했다.
홍해 남쪽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상황도 불안하다. 사우디와 예멘 후티의 무력 충돌이 다시 거세지면서 홍해를 이용하는 선박의 운항 부담이 커졌다.
얀부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선박이 바브엘만데브를 피하려면 북쪽 수에즈운하로 올라간 뒤 지중해와 대서양을 거쳐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와야 한다. 정부와 업계는 이 경우 기존 항로보다 운항 기간이 약 30일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정부도 대응에 들어갔다.
산업통상부는 14일 국내 정유 4사와 한국석유공사 등이 참석한 원유 수급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정유업계가 확보한 9~10월 도입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으로 당장 국내 원유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그러나 호르무즈를 대신했던 사우디 육상 송유관과 얀부항, 홍해 항로가 동시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은 이전과 다르다.
호르무즈를 피해 얀부로 옮겼던 한국의 원유길이 이제 홍해와 수에즈, 희망봉까지 다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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