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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의 ‘브랜드’ 언제까지 통할까…무섭게 달라진 중국차

  • 허훈 기자
  • 입력 2026.09.29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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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포커스] 몇 년 전만 해도 중국차에 대한 평가는 단순했다. 싸지만 품질과 기술은 한국차에 못 미친다는 시선이 많았다. 지금 중국 자동차 시장을 보면 그 말부터 다시 생각하게 된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선전 같은 대도시 도로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를 찾기가 예전보다 어려워졌다. 대신 BYD를 비롯한 중국 브랜드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눈에 들어온다. 한때 중국에서 잘나가던 한국차의 존재감은 확실히 줄었다.


판매량도 달라졌다. 베이징현대의 2025년 중국 소매판매는 12만5726대였다. 기아 역시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현대차가 한때 중국에서 연간 100만대 안팎을 바라보던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더 뼈아픈 건 중국차가 더 이상 싼 차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요즘 중국에서 나오는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의 실내를 들여다보면 상당히 화려하다. 대형 디스플레이와 음성제어, 스마트 주차, 운전자 보조기능은 이제 낯선 장비가 아니다. 중상급 모델에는 뒷좌석 모니터와 냉장고, 마사지 시트까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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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와 비교하면 이야기가 불편해진다.


한국차도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가격도 많이 올랐다. 원하는 사양을 넣으려면 상위 트림을 골라야 하고 몇 가지 옵션을 더하면 처음 생각했던 가격을 훌쩍 넘어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국차는 반대로 여러 편의사양과 디지털 기능을 낮은 가격대까지 빠르게 내려보내고 있다.


모니터가 크고 옵션이 많다고 좋은 자동차가 되는 건 아니다. 내구성과 충돌 안전성, 조립 품질, 서비스망, 중고차 가치도 중요하다. 중국차에도 품질 편차와 지나친 가격 경쟁, 자율주행 안전성 같은 숙제가 남아 있다.


그런데 속도가 다르다.


중국 업체들은 배터리와 모터에서 치고 올라온 뒤 곧바로 소프트웨어와 스마트 콕핏, 자율주행, 차량용 AI로 넘어가고 있다. 중국 정부도 최근 발표한 계획에서 2030년 신차 판매 가운데 신에너지 승용차 비중을 7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자동차를 전자·통신·AI와 함께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차가 중국에서 밀린 이유를 중국의 애국소비만으로 돌리기 어려운 대목이다.


중국 소비자가 원하는 차가 달라졌다. 업체들은 그 변화에 맞춰 신차를 빠르게 내놓았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동안 그 흐름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그렇다고 현대차와 기아의 경쟁력이 사라졌다는 얘기는 아니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주요 시장에서는 여전히 강하다.


다만 지금 한국차를 받쳐주는 힘을 뜯어보면 오랫동안 쌓아온 브랜드와 품질 신뢰, 글로벌 생산·판매망의 몫이 크다. 어렵게 만들어낸 자산이고 분명한 경쟁력이다. 서비스망과 생산 경험도 중국 신생 업체들이 하루아침에 만들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상당 부분 과거에 벌어놓은 자산이기도 하다.


자동차 자체의 경쟁으로 들어가면 얘기가 복잡해진다. 배터리와 충전속도,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차량용 AI, 실내 디지털 기능까지 비교해야 한다. 소비자가 차 안에서 직접 만지고 사용하는 기능에서는 중국차가 오히려 더 화려한 경우도 적지 않다.


가격 차이는 더 민감하다.


한국차가 비싸도 그만한 이유가 분명하다면 소비자는 돈을 낸다. 문제는 비싼데도 옵션이나 디지털 기능에서 중국차보다 부족하다는 느낌을 줄 때다. 브랜드만으로 가격 차이를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중국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저가 전기차에 머물지 않고 대형 SUV와 고급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까지 올라왔다. 이제 차 안의 AI와 자율주행을 놓고 경쟁한다. 중국 밖으로 나가는 속도도 빠르다. 동남아와 유럽, 중남미에서 판매를 늘리고 현지 생산기지도 넓히고 있다.


중국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밀려난 장면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이유다.


모든 분야에서 중국차가 한국차보다 낫다는 뜻은 아니다. 아직 한국차가 강한 부분도 많다. 그러나 적어도 중국차를 한 단계 아래로 내려다볼 상황은 지났다. 배터리 공급망과 일부 편의사양, 스마트 콕핏, 신차 개발 속도, 가격 경쟁에서는 한국 업체가 중국차를 연구해야 할 정도로 판이 달라졌다.


중국 거리에서 한국차가 잘 보이지 않는 현실은 이미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이 중국차를 보며 “얼마나 따라왔나”를 따졌다.


이제는 반대로 물어볼 차례다.


브랜드 이름을 가리고 자동차만 놓고 비교한다면 지금 한국차는 중국차보다 무엇이 더 나은가. 그리고 소비자는 그 차이에 더 비싼 값을 낼 이유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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