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9(일)
 
오빠가 갔다

그것두 우리마음속에 긴 슬픔과 한숨만 남겨둔채로 말이다

사는게 왜 이다지도 복잡한지 종잡을 수가 없다

그의 말처럼 내가 멍청한건지 아님 단순한건지?

허나 그의 분노처럼 내 맘속에도 똑같은 분노가 들어있고

그처럼 그말들을 마구 내뿜고 싶었지만 훗날 생각하니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뭐가 옳구 그른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눈앞에 보이는 대로 다 판단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내 맘에 둔 그 분노 그의 말처럼 마구 내뿜지 못하는 것에

안타깝구 성질나기만 한다

이래서 내가 늘 스트레스를 받고 풀지도 못하고 사는 듯 싶다

하고 싶은 말들 가슴에 차곡차곡

묻어만 두니 말이다

한국온 지 팔년. 그동안 나 여직껏 해보지 못하고

겪지 못했던 걸 한꺼번에 다 해 본 듯싶다

인간들은 다 제 생각만 하고 사는 듯 싶다

갈팡질팡하는 오빠의 마음땜에 더 미칠것 같다

또한 그런 그의 맘을 바로 잡으려 애쓰는 그의 모습이

더욱더 불쌍하고 안타깝기만 하다

나도 눈있고 귀가 있고 생각하는 마음이 있는 만큼

미치는 생각 역시 그 못진 않을 것이다

단지 표현의 차이일 뿐이라 생각한다

못난 내오빠 땜에 죄없는 그마저 이런 봉변을 당하고

속을 태워야 한다는 것에 맘이 아프다

더욱이 그런 아들 땜에 사십여 년을 늘 하루같이 송곳방석에

앉듯이 안절부절 못하시는 어머니를 생각하니

불쌍하다못해 이젠 자지러지게 아프게만 느껴온다

사귀다 사귀다 한심한 여자까지 사귀여갖구

몇 달만에 나타난 것이 임신 칠 개월 넘어서 애 낳겠다고

나타난 그 여자 땜에 우리집은 말이 아니다

진짜 맑은 하늘에서 떨어진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다

응당 좋은 일이구 기뻐하구축하해야 될 일이지만

오로지 오빠한테나 우리한테는 그것이 더 불행으로 다가왔다

이젠 칠십을 넘기는 부모님한테 그 부담이 고스란히

안겨지니 말이다

자립을 하고도 남을 나이에 제 몸뚱이 하나조차 제대로 건사 못하는

오빠가 그렇게 사악한 여자를 만나서 끝을 낸다는 판에

이런 일이 벌여졌으니 어찌 황당하지 않을수가 있을까?

전생에 뭔 죄를 져서 이렇게 사냐구 어머니는 낙누하지만

당금 태어날 애를 생각하면서 어쩔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같기도 하다

순진하고 단순한 오빠가 불쌍하기도 하지만

넘 한심하기도 하다

오빠를 놓고 이어지는 나와의 구설수땜에 어머닌 형제의가 다 끊어지게

생겼다면서 그기에 한술 더 뜨신다

모든게 내탓 같기도 해서 그러시는 같아서 더 맘이 아팠다

진짜 가운데서 속이란 속은 다 태우면서 오빠하구 지냈지만

돈을 제대로 안 준 그 이유로 내가 얼마나 압력을 받구

시달림을 받는지 그도 알지 못할 것이다

오빠한테서 받는 것보다 어머니한테서 받는 그 말속의

가시가 더 아프게 내 맘을 찔렀다

나로 인해 그 화풀이가 다 어머니한테 돌려진다고 생각하시니

많이 화나신 듯싶다

돈을 아예 안준 것도 아니다

소소하게 쓴 돈이 얼마인지 모른다

물론 오빠한테 말이다

뭉치돈을 안 건네주니 그 돈은 빛이 하나도 없는거다

사는 게 아무리 정정해도 돈이 더 큰 듯 싶다

개떡같은 세상살이 참 힘들다

지겹다, 눈물겹구 억울하다

그의 말처럼 내가 야무지지 못하구 똑 부러지지 못해서

내가 이렇게 한심한 꼴두 당하는 듯 싶다

이모든게 내 팔자일까?

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아픈 현실 역시 내 운명일까?

그렇다면 애써서 공들은 나의 노력은 다 헛된 것일까?

휴.... 한심하고 억울하다 억울하고 또 억울하다.

/알쏭
태그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오빠는 갔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