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0(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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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 마술은 매춘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직업이라고 한다. 본 기자도 21년간 마술을 해 왔지만 그 깊이와 다양성에 늘 경이로움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제대로 마술의 역사와 인문학적 소양을 알 수 있는 것은 무척이나 흔치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마술로 인문학적 접근을 아주 훌륭히 쓴 책이 나와서 저자를 직접 만나 보았다.

오늘날 마술쇼에서 선보여지는 수많은 마술은 단순한 오락이나 유희의 대상이 아니다. 마술은 믿고 싶어 하는 것을 보는 인간의 욕망과 감각, 그리고 끊임없는 지식의 창조와 권력에 대한 희구가 얽혀있는 역동적인 세계이다. 고대의 정치적인 힘을 발휘하던 주술부터 20세기 이후 본격화된 대중오락인 마술쇼까지, 마술은 다양한 모습으로 인간의 삶에 관여해왔다. 이천 년 넘는 인류 역사의 흐름 속에서 정치, 사회, 일상, 그리고 개인의 내면 속에 마술은 어떤 얼굴로 존재해 왔을까? 오은영씨는 그 다양한 얼굴을 만나기 위해 그림 속으로 뛰어든다.

이 책은 마술에 대한 흥미로운 역사와 함께 다양한 그림 이야기를 전하는 국내 최초의 마술 인문서이다. 『호모매지쿠스, 마술적 인간의 역사』에는 현대 영화의 모태가 된 유령마술 판타스마고리아, 모자에서 토끼가 나오는 마술의 기원이 된 매리 토프트의 토끼 출산소동, 베일에 가려진 마술사를 다룬 영화 <매직 인 더 문 라이트> 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살았던 청링수 등 마술보다 더 매혹적이고 신비한 마술의 역사를 담았다. 마술과 관련한 명화, 고대 벽화, 마술의 황금기에 활동하던 마술사들의 화려한 포스터와 사진은 이미지 안팎의 마술사史/師를 더욱 풍부하고 생생하게 보여준다.

미녀 마술사에서 작가로

마술과 미술은 서로 다른 분야지만 수많은 명화들이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삼고 있듯, 마술의 탄생 또한 인간의 역사가 영감이 되었다. 그래서 주저 없이 그림 속으로 마술사들이 들어가게 되었다. 마술사에 대해 뼈까지 통째로 씹어 먹는 책이 되기보다는 살만 발라 부드럽게 조리해 봤다. 그림이라는 맛난 재료도 첨가하였으니 마술 입문자, 재미난 인문교양서를 찾는 이들에게 유용한 책이 될 것이다. 매직 판타지는 즐기는 새로운 방법 ‘호모매지쿠스’를 통해 마술에게 말을 걸어보기 바란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사학을 전공하고 항공사 승무원이 되었지만 취미로 시작한 마술에 빠져 회사를 그만두고 마술사가 되었다. 여자 마술사가 드물던 시절 독한 연습 끝에 2003년 홍콩세계마술대회에서 E.I.M.C. AWARD를 수상했고 이듬해 같은 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도 활약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홍보마술사, 동아인재대학교 마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SBS <스타킹>, KBS <비타민> <아침마당>, MBC <기분 좋은 날> 등 많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마술을 알려왔으며 EBS <매직잉글리시>를 맡아 진행했다. 저서로는『마술사 오은영의 매직판타지』『마술사 오은영의 마술학교』가 있다.

대학에서도 마술을 강의하는 교수로도 활용하는데 이 책은 이미 마술관련 서적으로 마술사라면 필독서로 인정을 할 수 있겠다. 마술전문가인 기자가 읽어본 바로는 마술학과계열에서 필독서는 물론 교과서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글 :  함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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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마술 인문서 호모매지쿠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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