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국의 그림자 ③] 장제스의 그림자, 군통의 황제 대립
왕아초(王亚樵)를 제거한 남자, 대립(戴笠).
그는 중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정보기관 책임자 가운데 한 명이다. 국민당 군통(軍統)의 실질적 지휘자로 장제스의 절대적 신임을 받았고, 한때 중국 전역을 뒤덮은 정보·감시·첩보망을 움직였다. 그의 삶은 한 개인의 출세기가 아니라, 혼란한 시대가 권력을 어떻게 만들고 비대하게 키웠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이기도 하다.
저장성 장산 출신인 대립은 명문가도, 전공을 세운 장군도 아니었다. 그러나 권력의 흐름을 읽는 감각만큼은 남달랐다. 황푸군관학교에서 장제스와 인연을 맺은 그는 뛰어난 군사적 재능보다 묵묵한 태도와 절대적인 충성심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1920~30년대 중국은 군벌의 할거와 공산당의 성장, 일본의 침략이 동시에 진행되던 격동기였다. 장제스에게는 전선의 장군만큼이나 정권을 지켜줄 '보이지 않는 손'이 필요했다. 대립은 그 역할에 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