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허훈 기자] 현지 시간으로 16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유럽연합(EU)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벨라루스 접경지역 난민 문제를 집중 논의하고 벨라루스에 대한 추가 제재에 동의했다. 하지만 같은 날 벨라루스 루카셴코 대통령은 폴란드와의 국경에 체류 중인 난민 송환에 주력하고 있다며 만약 EU가 벨라루스에 추가 제재를 가할 경우 이에 반제재로 돌입 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현재 많은 분석가들은 “서방 국가들이 벨라루스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제재를 가했다”면서 “추가 제재는 자칫 서방과 벨라루스의 긴장 및 난민 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U, 벨라루스에 더 많은 제재 준비
보렐리 EU 외교·안보정책 관계자는 15일 “벨라루스에 대한 새로운 제재는 개인과 실체를 겨냥할 것이며 구체적인 조치는 며칠 후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도 EU를 협조해 벨라루스에 제재를 가하겠다고 표명했다. 제재 대상에는 난민 수송 항공사, 여행사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벨라루스와 이웃 나라의 난민 위기는 지난 8월부터 불거졌다. 당시 중동에서 온 난민 다수가 독일 등 서구 국가로 진출하기 위해 벨라루스를 거쳐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등 인접국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난민이 끊임없이 증가함에 따라 현지 정세는 날로 긴장하게 되었다.
이를 두고 EU는 벨라루스가 EU 국경에 난민을 수송하고 불법 입국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벨라루스는 이를 부인하면서 서방의 제재로 난민 물결을 통제할 수 없게 됐다고 반박했다.
미국과 유럽의 서방 국가들은 지금까지 이미 벨라루스에 대해 여러 차례 제재를 해왔다. 이 중 EU는 작년 8월에 있은 ‘벨라루스 대통령 선거의 부정 행위’를 이유로 166명의 개인과 15개의 기업에 대한 네 차례의 제재를 실시했다. 제재 내용은 주로 여행금지령과 자산동결이었다. 또 지난 5월 라이언에어 사건 후 EU는 6월 벨라루스 항공기의 모든 EU 영공 통과와 EU 공항 진입을 금지하고 맞춤형 경제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EU 목적 달성하기 어려울 듯
EU가 제재를 통해 벨라루스를 압박하려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 EU 안보연구소 정치학 전문가 클라라 포트라는 “제재를 가하면 특정국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벨라루스 언론에 따르면 벨라루스는 이미 여러 차례 제재를 받았지만 국내총생산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3% 증가했고 대외 무역 흑자가 20억 달러를 초과했다. 그리고 최근 루카셴코 대통령은 “EU가 새로운 제재를 확대하면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가스 수송을 차단할 수 있다”고 강경하게 맞서기도 했다.
한편 ‘EU 리포터’ 뉴스 사이트의 루이스 오거는 서방의 제재가 벨라루스 관계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며 벨라루스는 러시아에 더 많이 다가 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벨라루스는 최근 러시아와의 연락을 강화했고 루카셴코는 9일 난민 위기와 관련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기도 했다. 양국은 또 군사 협력 차원에서 러시아 전략 폭격기 두 대가 지난 10일 벨라루스 공군과 더불어 벨라루스 상공에서 순찰 임무를 수행하였다.
그리고 폴란드와 일부 서방 국가들은 이번 난민 위기를 다루면서 러시아에 화살을 돌리면서 벨라루스와 함께 러시아를 이번 위기의 배후로 지목했다. 이에 러시아 측은 난민 위기의 근본 원인은 서방 국가가 난민 본적지를 파괴한 데 있다며 러시아와 벨라루스 두 나라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외 서방의 동시다발적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압박은 양국을 더욱 가깝게 만들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EU, 내부 모순 뚜렷이 노출
이번 난민 위기에서 일선에 있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는 EU를 뒷받침하고 있지만 EU와의 갈등은 위기 수습 과정에서 불거졌다. 양국은 ‘장벽 구축’으로 난민들의 입경을 제한하려고 했지만 EU는 정치 및 인도적인 이유로 장기간 장벽 구축에 대한 자금 지원을 거부해 왔으며 최근에는 외부 압박에 밀려 완전히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또 폴란드는 국경 난민 처리에 있어서 EU가 개입하는 것을 반대했다. 폴란드 정부는 벨라루스와의 국경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유럽 언론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독일의 국경보호지원 제안을 여러 차례 거절했다. 기자들은 물론 바르샤바에 본부를 둔 유럽 국경관리국 직원들도 국경지대에 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국경지대에 대한 유럽인권법원의 지원 요청을 무시한 것이다.
EU 관련 규정에 따르면 EU회원국들은 유럽 국경관리국과 긴밀히 협조해 난민 송환 관련 결정을 공동으로 이행해야 했지만 위르바 요한손 EU 집행위원은 폴란드 접경지역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지난 11일과 15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및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각각 통화를 가졌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15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다. 그리고 에마뉘엘 마크이 벨라루스 외무장관은 14일 보렐리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 통화했다. 그 과정에서 러시아는 이번 난민 위기를 조정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고 벨라루스 측도 조속한 사태 해결을 희망했다. 하지만 EU의 추가 제재에 관한 최근의 결정으로 양국 관계가 더욱 긴장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국경 정세를 완화하기 위해 EU가 이웃국가들에 실효성 있는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워 이런 외교적 노력이 단기간에 결실을 맺을 수 없다는게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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