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영화 감독 왕징이 3월 8일 SNS를 통해 1992년 홍콩 영화계를 뒤흔든 충격적 살인 사건의 내막을 폭로했다. 당시 이연걸의 매니저로 활동하던 채즈밍(蔡子明)이 거리 한복판에서 총격을 받아 숨진 사건으로, 이는 홍콩 영화계 뒤편에 도사린 어두운 그림자를 드러낸 상징적 사건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1992년 4월 16일 오전, 홍콩 가우룽 반도 호텔 인근에서 채즈밍(당시 38세)이 출근 도중 뒤따라온 괴한에게 머리에 4발의 총격을 받고 즉사하는 충격적 사건이 발생했다. 홍콩 연예계 실력자로 통하던 인물의 백주대낮 암살은 당시 영화계의 폭력적 뒷세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사회적 충격을 안겼다.
왕징에 따르면 이 사건은 이연걸과 가화(嘉禾)영화사 간의 계약 분쟁이 발단이 됐다. 2년간 영화 4편 제작에 600만 홍콩 달러 계약을 체결했으나 '황비홍' 시리즈의 대성공에도 불구하고 낮은 출연료 문제로 갈등이 고조됐다. 이에 채즈밍이 중재자로 나서 가호사와 재협상, '사왕쟁패' 1편 추가 촬영 후 계약 종료하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 협상이 오히려 비극의 서막이 됐다. 채즈밍이 차기작 '용문객잔' 제작을 추진하던 중 한 조폭 인물이 이연걸의 스케줄을 "빌려달라"며 압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채즈밍이 이를 거부하며 대립각을 세우던 중 암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으로 공포에 휩싸인 이연걸은 한 고위 관계자의 조언에 따라 즉시 베이징으로 피신했고, 최대 9명의 경호원을 동원해야 할 정도로 위협 상황이 극에 달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같은 협박 사태가 주성치에게도 이어졌다는 점이다. 채즈밍 살해 사건 후 같은 조폭 조직이 융성(永盛) 영화사에 주성치 스케줄 할당을 요구하며 위협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징은 당시 영화 '녹정기' 촬영장 인근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며 "주성치가 채즈밍과 같은 운명을 맞을 뻔한 순간"이라고 회고했다.
이 사건은 홍콩 경찰의 집중 수사에도 불구하고 미궁에 빠졌으며, 현재까지 진범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왕징은 이번 폭로를 통해 "과거 홍콩 연예계 최고 스타들조차 생명의 위협을 받던 암울한 시대가 재발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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