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극우세력의 반중 행위는 복잡한 역사적, 정치적, 사회적 맥락 속에서 표출되는 현상이다. 이들의 활동은 단순한 외교적 불만을 넘어, 때로는 과격한 시위, 온라인 선동, 문화적 갈등 조장 등으로 이어지며 국내외적으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후에는 중국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한국 내부의 정체성 정치가 교차하고 있다. [편집자 주]
한국 사회에서 극우세력의 반중 행위는 복잡한 역사적, 정치적, 사회적 맥락 속에서 표출되는 현상이다. 이들의 활동은 단순한 외교적 불만을 넘어, 때로는 과격한 시위, 온라인 선동, 문화적 갈등 조장 등으로 이어지며 국내외적으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후에는 중국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한국 내부의 정체성 정치가 교차하고 있다.
극우세력의 반중 행위는 종종 상징적 대상에 집중된다. 중국 관광객에 대한 집단적 조롱, 인신 위협, 중국 국기를 소각하는 퍼포먼스, 중국 기업 상품 불매운동 등은 의도적으로 감정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중국의 내정 문제-위구르 인권, 홍콩 자유, 대만 문제를 부각시키며 ‘중국 위협론’을 확산시키려는 시도가 빈번하다. 일부 극단적 행동주의자들은 중국 대사관 난입이나 반중 시위, 중국 관련 행사의 방해 등 직접적인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행위의 근간에는 역사적 트라우마와 현실적 이해관계가 뒤섞여 있다.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의 개입, 동북공정을 통한 고대사 왜곡 주장, 사드(THAAD) 보복 조치 등이 극우세력에게는 ‘중국의 팽창주의’로 해석된다. 여기에 최근 중국의 군사적 성장과 미중 경쟁 격화는 한국의 주변국으로서의 불안감을 부추긴다. 그러나 극우세력은 이러한 맥락을 단순화하여 ‘반중’을 국익 수호의 상징으로 포장하며 지지 기반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취한다.
문제는 이러한 행위가 국민적 공감대보다는 편가르기를 심화시킨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중국산 김치(파오차이)와 한국 김치의 기원 논란을 둘러싼 온라인 키배는 문화적 자긍심을 내세우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혐오 발언과 인종주의적 비하로 변질되곤 한다. 중국인 유학생이나 동포 사회에 대한 무차별적 적대감 또한 사회적 갈등의 씨앗이 된다. 더욱이 극우세력의 주장은 종종 사실을 과장하거나 조작하는 경우가 있어, 건강한 논의를 가로막는다.
정부와 주요 정당은 이러한 극우 움직임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보인다. 현실적 외교·경제적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과격한 반중 정서를 공식적으로 지지하기 어렵지만, 국내 정치적 여론을 완전히 외면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다. 이는 정책적 혼란으로 이어져, 예컨대 사드 배치 당시와 같은 갈등 상황에서 국가적 리스크 관리에 실패할 가능성을 키운다.
극우세력의 반중 행위가 남기는 가장 큰 위험은 ‘적대감의 상호 증폭’이다. 중국 내에서도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면, 양국 관계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다. 이미 중국의 한류 규제나 한국 제품에 대한 보이콧은 경제적 피해로 직결된 바 있다. 문화·인적 교류의 위축은 장기적으로 동아시아 평화 체계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
결국 핵심은 극단적 행위를 넘어 합리적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중국의 부당한 행위에 맞서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는 증오가 아닌 원칙에 기반해야 한다. 역사 문제는 학술적 논증으로, 경제 갈등은 법과 협상으로 풀어가야 하며, 인권 문제는 보편적 가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극우세력의 선동적 언동은 이러한 성숙한 논의를 가로막고, 오히려 중국의 강경책을 정당화하는 역효과를 낳을 뿐이다. 한국 사회는 ‘반중’과 ‘친중’의 이분법을 거부하며, 비판과 협력의 균형을 모색할 용기가 필요하다.
BEST 뉴스
-
“고층에 살면 수명이 짧아진다?”…연구가 밝힌 생활 속 건강 변수
[동포투데이] 아파트 몇 층에 사느냐가 정말 건강과 수명에 영향을 줄까. 언뜻 들으면 황당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국내외 연구들에서 거주 층수와 생활습관, 나아가 건강 상태 사이의 연관성이 관찰된 바 있다. 최근 국외에서 발표된 한 장기 추적조사에서는 12년간 도시 거주민을 분석한 결과, 6... -
“총구 겨눈 혈맹, 1969년 중·북 국경 위기의 전말”
1969년, 중국과 북한은 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다. 압록강과 두만강 일대 국경에서는 군대가 대치했고, 북한은 20만 병력을 장백산 일대로 집결시켰다. 당시 분위기는 언제 포성이 울려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살벌했다. 그러나 1년 남짓한 외교적 줄다리기 끝에 두 나라는 극적으로 화해에 성공했다. 무엇이 이 ... -
반려견 키우기의 ‘10가지 부담’…“귀여움 뒤에 숨은 책임”
[동포투데이] “강아지 한 마리 키우면 행복이 두 배가 된다”는 말이 흔히 오가지만, 실제로 반려견을 돌보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다. 반려견의 사랑스럽고 활발한 모습에 마음이 끌려 입양을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적잖은 부담과 책임이 따른다. 최근 중국 온라인 매체들은 ‘반려견을 키울 때 겪게 ... -
“해방군인가, 약탈군인가”…1945년 소련군의 만주 진출과 동북 산업 약탈의 기록
[동포투데이] 1945년 8월,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 일본의 항복을 앞두고 소련은 ‘대일 참전’을 명분으로 100만 대군을 이끌고 만주(중국 동북지역)에 진입했다. 공식적으로는 중국을 돕는 ‘우방군’의 모습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철저히 계산된 약탈 계획이 숨어 있었다. 8월 9일 새벽 4시, 소련군은 중·소 국경선을 ... -
여성 우주인, 왜 우주비행 전 피임약을 먹을까
[동포투데이] 우주비행은 인류가 이룬 가장 위대한 도전 가운데 하나다. 1960년대 이후 여성들도 본격적으로 이 대열에 합류했지만, 이 과정에서 여성 특유의 생리적 조건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늘 중요한 과제였다. 특히 미세중력 환경에서 생리 현상이 가져올 위험 때문에, 여성 우주인들은... -
빼앗긴 아이의 생명, ‘동반’이 아닌 ‘살인’
글 | 허훈 26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의 한 오피스텔 옥상에서 40대 어머니와 두 딸이 추락해 숨졌다. 외부 침입 흔적도,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다시 부모와 자녀가 함께 목숨을 잃는 참혹한 비극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을 단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