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태국과 캄보디아 사이의 국경 갈등이 외교, 군사, 정치 전선 전반으로 확산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갈등의 불씨는 태국 총리 패통탄과 전 캄보디아 총리이자 캄보디아인민당(CPP) 대표인 훈센 사이의 통화 녹음 유출에서 시작됐다. 이어 양국 군사적 신경전과 상호 비난이 오가며 양국 관계는 냉각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6월 초, 패통탄 총리와 훈센의 통화 녹음이 유출되며 태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해당 녹음에서 패통탄은 훈센에게 국경 긴장 완화를 요청하며 그를 ‘삼촌’이라 부르는 등 비공식적 태도를 보였고, 이는 국내 여론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패통탄은 해당 발언이 “비공식적 방식으로 평화를 모색하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후 6월 28일, 수천 명의 태국 시민들이 방콕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패통탄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국가를 캄보디아에 팔아넘겼다”며 강하게 비판했고, 이는 2023년 ‘푸어타이당’ 집권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시위로 기록됐다. 패통탄은 이에 대해 “시위는 국민의 권리이며, 평화로운 대화에 응할 준비가 있다”고 밝혔지만 사퇴 의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훈센은 6월 27일 캄보디아 북부 국경지대인 프레아비히어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에게는 방콕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가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 그는 “우리는 침략을 원치 않지만, 자국 방어를 위해 필요한 대응은 할 것”이라며, 국경 지역에서의 충돌에 대한 태국 측 책임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태국 공군은 “캄보디아가 방콕까지 타격 가능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반박하며, “우리는 어떠한 위협에도 5분 이내에 전투기를 배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들은 “훈센의 발언은 전략적 설득력이 부족하며, 캄보디아는 장거리 정밀 타격 시스템이나 무기 개발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은 지난 5월 28일 국경에서 벌어진 10분간의 교전 이후 지속되고 있다. 당시 충돌로 캄보디아 병사 1명이 사망했고, 캄보디아는 즉시 병력을 증강 배치했다. 이후 캄보디아 총리인 훈 마넷은 자국 병사가 태국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병사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해 갈등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이에 대해 태국 공군은 “주권 수호가 임무일 뿐, 누구를 침공할 의도는 없다”고 반응했다.
외교적 채널에서도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훈센은 기자회견에서 패통탄과 그 가족을 “반국가·반우방 세력”이라고 비난하며, 사실상 탁신 일가와의 정치적 결별을 선언했다. 이에 태국 외교부는 “외교적 관례를 벗어난 매우 이례적인 발언”이라며 유감을 표명하고,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국제적 중재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6월 27일 패통탄 총리와 통화하며, 태-캄 간 외교적 해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마크롱은 앞서 훈 마넷과의 회담에서도 국경 분쟁 해결을 위한 프랑스의 협력 의지를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태국 내부에서는 정치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패통탄과 훈센의 통화 녹음 유출 이후, 집권 연립정부 제2당인 ‘푸어타이당’이 탈퇴를 선언하고, 소속 장관들이 줄줄이 사퇴했다. 국가반부패위원회는 해당 통화가 ‘중대한 윤리 위반’에 해당하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어타이당은 하원 과반을 유지하고 있어 당장의 총리 사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캄보디아와의 외교 마찰, 국경 긴장 고조, 국내 정치 위기까지 겹치며 패통탄 총리는 거센 정치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양국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제사회와 국내 여론 모두가 패통탄 정부의 위기 대응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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