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희토류’에서 해운·조선 산업으로 확산됐다. 양국이 14일 서로의 선박에 특별 항만료를 부과하기 시작한 같은 날, 베이징은 미국의 대중 무역 조사에 동조한 혐의로 한화해양(Hanwha Ocean) 산하 미국 자회사 5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미국 정부의 301조 조사에 협조하고, 대중 조선·물류 산업 제재에 관여한” 한화해양 계열 미국 자회사 5곳을 반(反)제재 명단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불공정 무역 조사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라며, 국가 반(反)외국 제재 조정기구의 승인을 거쳐 시행됐다.
미국은 앞서 지난해 4월 자국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중국의 해운·물류·조선 산업 전반을 조사하고, 올해 4월에는 중국 관련 선박이 미 항만에 입항할 때 톤당 항만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측은 이를 “자국 조선 산업 부흥 및 중국 독점 견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베이징은 이를 명백한 보호무역 조치로 간주했다.
이에 대한 맞불로 중국은 10월 14일부터 자국 항만에 입항하는 미국 선박에 톤당 400위안의 특별 항만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2028년 4월 이후에는 이 금액을 톤당 1,120위안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이번 제재는 한화해양이 미국 측 입장을 지지한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화해양은 지난 3월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서한을 보내 301조 조사에 찬성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한국 대통령실은 14일 성명을 내고 “중국과 긴밀히 협의해 제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또 “한화해양과 중국 간 직접 거래 규모는 크지 않아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조선업 재건(MASGA)’ 구상과의 연관성을 추가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이날 추가로 미국과 일부 국가·기업이 “중국의 조선·해운 산업 안보를 해치는 행위”를 조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를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지난 10년간 중국 조선업은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1~9월 중국 조선업계의 글로벌 점유율은 60%를 넘어섰다. 반면 미국 조선업은 사실상 정체 상태로, 한·미 양국은 지난해부터 ‘MASGA(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 중이다. 한국은 여기에 약 1,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국제 해운업계는 중국의 조치가 단기적으로 해상 물류 흐름에 혼선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선박중개업체 BRS의 연구원 주하오성은 “미국의 항만료 조치 이후 중국 선박의 대서양 항로는 이미 재편되고 있다”며 “중국 항만료 부과는 예상보다 빠른 조치로, 일부 미국 선박은 경로 변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중 양국 정상은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회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희토류 수출 통제와 추가 관세 등 민감한 현안을 두고 양측의 ‘기 싸움’은 오히려 격화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9일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으며,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했다”며 100% 보복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중국 상무부는 “조치는 사전에 미 측에 통보됐다”며 “미국이 협상을 원한다면 위협이 아니라 대화로 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양국의 통상 협상 전 ‘치킨게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샹송캐피털의 선멍(沈萌) 이사는 “중국은 4중전회(四中全会)를 앞두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강경 태도를 보이는 한편, 미국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해운·조선으로 번지며, 양국의 ‘경제 냉전’은 한층 복잡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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