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미국이 ‘탈(脫)중국’ 전략의 일환으로 희토류 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 “중국이 30년 걸린 걸 우리가 어찌 하루아침에 하겠느냐”는 한탄이 터져 나온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한 미국 텍사스의 노비온 마그네틱스(Noveon Magnetics) 사례는 이른바 ‘희토류 자립’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노비온은 미국에서 보기 드문 영구자석 상용화 기업으로, GM·ABB 등 글로벌 제조사들과 계약을 맺으며 미국 내 희토류 산업의 ‘선두주자’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중국이 올해 초 희토류 수출 통제를 단행하자, 상황은 순식간에 달라졌다.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렸다”는 회사 대표의 말처럼 주문은 폭주했지만, 그는 곧 고개를 저었다. “고객들이 요구하는 품질 기준은 중국이 30년 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공급망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 한마디는 곧 서방이 직면한 냉혹한 현실을 드러낸다. 돈을 쏟아붓는다고 산업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중국, 이미 ‘전 세계 희토류의 목줄’을 쥐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절반 이상, 정제·가공 능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현재 생산되는 영구자석의 90% 이상이 중국산이다. 미국과 유럽이 아무리 “공급망 다변화”를 외쳐도, 현실은 “중국 없이는 공장도, 전기차도, 군수품도 제대로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게다가 중국은 지난 4월부터 희토류 수출 허가제를 도입한 데 이어, 10월에는 특정 희토류 성분이 포함된 제품의 해외 반출까지 규제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희토류 공급의 수도꼭지”를 조절하겠다는 선언이다.
이 조치 하나만으로도 서방의 관련 업계는 긴장했다.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대체 생산 능력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은 전략광물이라는 “보이지 않는 무기”로 세계 산업의 숨통을 쥐고 있는 셈이다.
“이제 막 시작의 시작”… 서방의 꿈, 현실은 냉정
뉴욕 투자사 오리온 리소스 파트너스의 오스카 르브노프스키 대표는 “지금은 ‘끝의 시작’도 아니다. 이제 막 ‘시작의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는 서방의 희토류 산업 재건은 아직 청사진 단계라는 뜻이다.
시장조사업체 Adamas Intelligence는 “미국의 신규 자석 공장이 모두 제때 완공되고, 100% 가동된다면 2028년쯤 수입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모든 조건이 충족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희토류 산업은 ‘긴 호흡의 산업’이다. 한 광산을 개발하려면 8~10년, 정제공장을 세우려면 최소 5년이 걸린다. 단기간에 공급망을 전환하겠다는 발상은 ‘정치적 구호’에 가깝다.
결국은 기술·비용·공급망의 싸움… 그리고 현실은 중국
서방의 희토류 자립이 더딘 이유는 간단하다. 기술, 비용, 공급망—셋 다 중국이 압도한다. 2024년 기준 세계 희토류 시장 규모는 65억 달러, 구리 시장의 1/30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 자체가 작고, 가격 변동성이 심해 민간기업이 장기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
특히 중희토류(heavy rare earth)는 고온에서도 자성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원소지만, 대부분 중국 혹은 미얀마 등 불안정 지역에서 생산돼 결국 중국 정제시설을 거쳐야 한다. 미국이 아무리 보조금을 퍼부어도, 그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뿐이다.
경제안보를 내세운 산업정책이 자칫 ‘정치적 상징’으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脫중국’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적 전략이 필요하다
희토류는 반도체, 전기차, 국방 장비 등 첨단산업의 필수 원료다. 즉, 희토류를 쥔 자가 기술 패권을 쥔다. 미국이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희토류 자립’을 국가 안보 사안으로 격상시켰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중국 중심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탈중국’이라는 구호가 아니라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략이다. 호주·캐나다 등과의 광물 협력, 정제기술 투자, 그리고 소비국 간의 공급 연대가 병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아무리 투자해도, 희토류 시장의 방향타는 결국 베이징이 쥐고 흔드는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
결국 답은 분명하다. 기술력·원가 경쟁력·공급망 통제력을 모두 갖춘 중국의 우위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미국이 아무리 ‘자립’을 외쳐도, 현실은 “중국 없이는 희토류 산업이 굴러가지 않는다”는 냉정한 진실 앞에서 멈춰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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