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기업 엔비디아(NVIDIA)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Jensen Huang)이 “중국을 과소평가하는 건 너무 어리석다”며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황은 10월 31일 한국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관련 행사에 참석해 “비록 현재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여전히 중국 고객에게 엔비디아 칩을 판매하고 싶다”며 “중국 시장으로의 복귀는 미국과 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엔비디아는 중국에서 매우 성공적으로 성장해왔으며, 양국 정부가 언젠가 합의를 이뤄 기술 수출이 재개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내세운 대중 수출 규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중국은 이미 자국 내에서 AI(인공지능) 칩을 자체 생산하고 있고, 그 수준은 충분히 높다”며 “이런 상황에서 ‘안보 위협’이라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원래 중국 시장에서 일정 점유율을 유지하길 바랐지만, 지금은 사실상 0%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중국 내 점유율은 한때 95%에 달했으나, 최근 사실상 완전히 퇴출된 상태다.
젠슨 황은 또 경쟁사 화웨이를 언급하며 “화웨이의 기술력과 경쟁 의지를 과소평가하는 건 무지한 행동”이라며 “중국과 화웨이는 엄청난 기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화웨이가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도 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최근 수개월간 이어지고 있다. 그는 10월 28일 워싱턴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대회’에서도 “중국을 배제한 채 미국이 AI 경쟁에서 이기길 바라는 것은 착각”이라며 “글로벌 시장 전체가 엔비디아 시스템을 채택해야 미국이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시장에서 퇴출된 결과 피해를 입은 쪽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라며 “이 정책으로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를 잃었다. 어떤 정책 결정자가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엔비디아가 지속적으로 미국의 수출 제한 조치가 자국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해왔다”고 전했다. 젠슨 황은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서 다시 활동할 수 있게 된다면, 이는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유익한 일”이라며 “정부가 정책의 부작용을 직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정부는 최근 엔비디아의 ‘H20’ 칩에 보안 취약점이 있다며 조사를 벌이는 등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7월 엔비디아를 소환해 칩의 보안 문제를 해명하라고 요구했고, 9월에는 반독점법 위반 여부에 대한 공식 조사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 린젠(林剑)은 “미국이 경제·과학기술 문제를 정치화·안보화하며 중국 반도체 산업을 압박하는 행위는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를 해칠 뿐 아니라 결국 미국 자신에게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젠슨 황의 이번 발언이 엔비디아의 사업 이해관계와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매출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젠슨 황 입장에서는 미국 정부의 정책을 비판할 수밖에 없다”며 “그의 메시지는 단순히 기업 이익을 넘어 AI 기술 주도권을 둘러싼 국제질서의 현실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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