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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드론 조종사’들 반발… “국산 선호하지만 중국 드론 대체 불가”

  • 화영 기자
  • 입력 2025.12.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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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포커스]미국 정부가 외국산 드론의 자국 내 판매를 전면 금지하자, 현지 드론 조종사와 중소 사업자들 사이에서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국산 제품을 쓰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중국 드론을 대체할 선택지가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미 정부는 현지시간 12월 22일, 국가 안보를 이유로 외국에서 제조된 드론과 관련 부품의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외국산 드론을 ‘용납할 수 없는 국가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시행됐다.


이 조치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쪽은 드론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조종사들과 관련 중소기업들이다. 미국에는 약 50만 명의 자격 보유 드론 조종사가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다수의 드론 조종사들이 중국산 드론과 부품을 사재기하고, 의회와 백악관에 항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상업용·지방정부·취미용 드론 시장에서 중국 DJI(大疆)의 점유율은 70~9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된다. 가격과 성능, 즉시 공급 능력에서 경쟁 제품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평가다.


인디애나주에서 건설 현장 감시 회사를 운영하는 에릭 에버트는 “나는 미국산 제품을 지지하고 쉐보레 픽업을 몰지만, 드론만큼은 중국 제품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태양광·풍력 발전 시설을 감시하기 위해 드론을 활용하고 있으며, “금지 조치가 계속되면 회사와 직원들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미 중국산 드론과 부품 30여 대를 비축했다고 밝혔다.


애리조나주에 본사를 둔 드론 연구·교육 기관 파일럿 인스티튜트의 공동 창립자 그레그 레비디오는 최근 8000명의 드론 조종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3%는 이번 조치가 사업에 ‘극도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고, 85%는 “2년 이내에 사업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고 응답했다.


미시시피주에서 부동산 항공 촬영을 하는 제이슨 콜립도 “나는 단순히 숲과 주택을 촬영하는 소규모 사업자”라며 “정부 조치로 인해 대안이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이번 조치가 국가 안보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미 국방부는 2027년까지 약 11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산 드론 제조업체를 지원하고, 수십만 대의 자국산 드론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른 것으로, 외국산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안보를 명분으로 한 산업 보호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시애틀의 드론 제조업체 브링크 드론스의 블레이크 레스닉 대표는 “외국산 드론이 막히면 자국 업체가 수혜를 볼 수는 있다”면서도 “공정 경쟁 환경이라면 어느 회사도 대疆과 경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미 2017년부터 DJI를 제재 대상에 포함했고, 2024년 국방수권법에는 중국 드론을 제한하는 조항을 담았다. 이번 조치는 그 연장선에서 나온 가장 강도 높은 규제라는 평가다. 로이터와 블룸버그는 “중국 드론 업체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측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국가 안보 개념을 남용해 정상적인 경제·무역 활동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DJI 역시 “이번 조치는 미국 소비자와 기업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공정 경쟁 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단기간에 중국 드론의 생산력과 기술 수준을 따라잡기는 어렵다”며 “금지 조치의 비용은 결국 미국 소비자와 중소기업이 떠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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