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 핵잠수함의 공격으로 이란 해군 호위함 1척이 스리랑카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가운데, 스리랑카 정부가 또 다른 이란 군함의 자국 항만 입항을 허용했다.
스리랑카 현지 매체 데일리 미러에 따르면, 아누라 쿠마라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대통령은 5일 기자회견에서 이란 해군 보급함 ‘부셰르(Bushehr)’호의 입항을 허용하고 승조원 208명을 육상으로 이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4일 인도양 국제해역에서는 이란 해군 호위함 ‘데나(Deena)’호가 미국 핵잠수함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 데나호는 직전까지 인도 가 주최한 국제 해군 행사에 참가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부셰르호는 동행하던 보급함이었다.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가치와 중립 외교 원칙을 동시에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며 “국제 협약과 의무에 따라 신중히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부셰르호를 동부 트링코 말리 항으로 이동시키고, 승조원 208명은 콜롬보 항으로 분산 수용하기로 했다. 엔진 1기가 손상된 상태여서 항만 안전과 상업 선박 운항 차질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지에서는 미국 측 압박설도 제기됐다. 스리랑카 야권 인사인 위말 위라완사는 “미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정부와 항만 당국에 상당한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하며, “입항 허용 시 공습 가능성까지 거론됐다”고 말했다. 다만 스리랑카 정부는 이 발언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스리랑카는 어느 나라 편에도 서지 않는다”며 “자유롭고 주권적인 국가로 행동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데나호 침몰로 현재까지 이란 해군 승조원 87명의 시신이 수습됐고, 32명이 구조됐다. 구조된 인원은 스리랑카 남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스리랑카 해·공군은 남부 해역에서 추가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스리랑카 정치권에서는 미국 군사행동이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인근에서 벌어진 점을 둘러싸고 주권 침해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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