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약 200억 위안(약 29억 달러)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중국 업체들로부터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생산 확대’ 전략 속에서도 핵심 장비는 여전히 중국에 의존하는 구조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가 쑤저우 맥스웰 테크놀로지스(迈为股份)를 포함한 중국 공급업체들로부터 태양광 패널 및 태양전지 생산 장비를 대규모로 구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제시한 ‘미국 내 100GW(기가와트) 태양광 생산능력 구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조치로 풀이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세계 최대 태양전지 스크린 프린팅 장비 제조사인 맥스웰은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장비 공급 후보로 꼽히며, 현재 중국 상무부의 수출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이 밖에도 선전 SC 솔라(捷佳伟创), 라플라스신에너지 등도 잠재 공급업체로 거론된다.
다만 중국 상무부와 테슬라, 관련 기업들은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부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계약 규모가 ‘기가와트급’에 달한다고 확인했다.
이번 거래는 미국이 공급망 탈중국을 추진하는 가운데서도 현실적인 한계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내 제조업을 확대하려 해도, 핵심 설비 분야에서는 여전히 중국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스크린 프린팅 생산라인 등 일부 장비는 중국 정부의 수출 허가 대상에 포함돼 있어, 실제 계약 이행까지는 추가 변수도 존재한다.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승인 규모와 소요 기간은 알려지지 않았다.
소식통들은 중국 기업들이 올해 가을까지 장비 납품을 완료해야 하며, 장비는 미국 텍사스주로 운송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당 태양광 설비는 주로 테슬라 자체 사용을 위한 것이며, 일부는 스페이스X 위성 전력 공급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앞서 머스크는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연간 100GW 규모의 태양광 생산능력 확보를 공동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상 데이터센터와 우주 기반 인공지능(AI) 위성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구상이다. 목표 시점은 2028년 말로 제시됐지만, 구체적인 생산 거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후 머스크 측이 중국 태양광 산업 전반을 비공개로 시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이 크게 출렁이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 주요 기업들과의 접촉도 확인됐다. 징커 솔라(晶科能源)는 머스크 팀과 접촉 사실을 인정했으며, 화성신에너지와 협신그룹(GCL) 역시 각각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의 태양광 프로젝트는 스페이스X용(S체인)과 테슬라용(T체인)으로 나뉘며, 각각 우주와 지상 인프라에 적용된다. 현재 테슬라 관련 주문은 여전히 협상 단계에 있으며, 다수의 TOPCon 장비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형 발주는 중국 장비 업체들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 태양광 시장은 높은 관세 장벽으로 보호되고 있어, 중국 및 동남아산 저가 태양광 제품은 그동안 진입에 제약을 받아왔다.
다만 2024년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태양광 업계의 요청에 따라 생산 장비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했다. 미국 기업들이 중국 외에는 설비를 조달할 대안이 없다는 점을 인정한 조치다.
머스크 역시 관세 정책이 태양광 보급 비용을 “인위적으로 상승시킨다”고 비판해왔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제조업 확대에 따른 전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면서 태양광 확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관세 면제 조치를 연장하면서도, 화석연료 생산 확대와 신재생에너지 보조금 축소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의 비용과 안정성을 문제 삼는 입장이다.
머스크가 제시한 ‘수년 내 100GW 생산능력 구축’이라는 목표 역시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미국 공공전력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 전체 발전 설비(1300GW) 중 태양광은 약 10%인 135GW에 불과하다.
테슬라는 부품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여전히 약 400개 중국 공급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이 가운데 60개 업체는 미국 공장을 포함한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 중이다. 최근 대중 관세 인상 여파로 테슬라의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과 전기 트럭 ‘세미’ 생산 준비에도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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