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중동의 밤하늘을 가르며 떨어진 ‘보라색 번개’ 한 줄기가 세계 최고층 빌딩을 정확히 관통했다. 그러나 결과는 의외였다. 아무 일도 없었다.
27일 중국 IT 매체 콰이테크에 따르면, 현지시간 26일 밤 두바이에 강한 뇌우가 몰아쳤다. 이 과정에서 거대한 보라색 번개가 높이 828m의 부르즈 할리파 꼭대기를 정조준해 내리꽂혔다. 순간 도시는 낮처럼 밝아졌고, 빌딩 숲의 윤곽이 또렷하게 드러났다.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이 촬영한 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급속히 퍼졌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충격적인 장면’이 아니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부르즈 할리파는 매년 수십 차례 낙뢰를 맞는다. 그럼에도 건물은 물론 내부 설비와 인명 피해가 단 한 번도 보고되지 않았다.
비밀은 ‘보이지 않는 방패’에 있다. 빌딩 꼭대기의 피뢰침은 번개의 전하를 감지해 반대 전하를 만들어 낙뢰를 스스로 끌어들인다. 이어 약 4000톤에 달하는 강철 외골격이 거대한 ‘패러데이 케이지’처럼 작동해 전류를 외벽으로 흘려보낸다. 마지막으로 지하에 촘촘히 깔린 접지망이 전류를 땅속으로 분산시킨다. 이른바 ‘삼중 방어 구조’다.
낙뢰 순간 발생하는 전압은 수천만 볼트에 이른다. 그러나 전류는 설계된 경로를 따라 외부로 빠져나가고, 내부 공간은 사실상 영향권 밖에 놓인다. 실제로 건물 내 전력, 엘리베이터, 통신 설비는 번개가 내리치는 와중에도 정상 작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시스템은 강력한 낙뢰 수십~100회 이상을 견디도록 설계돼 초고층 건물의 수명을 충분히 커버한다.
초고층 건물에 번개가 떨어지는 일은 이례적 장면이 아니다. 문제는 그 순간 외부에 노출된 사람이다. 전문가들은 낙뢰 위험이 있는 날에는 옥상이나 고지대 접근을 피하고, 실내에 머무르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안전 수단이라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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