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걸프 국가들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움직임에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이란이 해협 통항 관리 체계를 사실상 자국 주도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국제 해상 질서 훼손 가능성을 우려하며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중동 외교·해운 업계에 따르면 바레인·쿠웨이트·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는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에 공동 서한을 제출하고, 국제 상선들이 이란이 새로 설치한 ‘페르시아만 해협 관리국’과 별도 접촉하거나 이란 측이 지정한 항로 체계를 따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들 국가는 특정 국가가 국제 해협의 통항 절차를 사실상 독자 관리하는 선례가 만들어질 경우 향후 글로벌 해상 운송 질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꼽히는 만큼, 통항 규제 강화 움직임 자체가 국제 에너지 시장 불안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란은 최근 ‘페르시아만 해협 관리국’ 설립을 공식 발표하고 호르무즈 해협 내 관리·감독 범위를 명시한 지도를 공개했다. 이란 측은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이 사전에 관리국과 협의하고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이 공개한 관리 구역은 동쪽으로는 이란 쿠헤무바라크와 UAE 푸자이라 인근 해역, 서쪽으로는 이란 케슘섬과 UAE 움알쿠와인 사이 해역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외교가에서는 이란이 해협 내 영향력을 제도적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란 외교부는 같은 날 오만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안전 관리 체계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양측이 향후 통항 관리와 비용 부과 문제 등을 포함한 새로운 운영 시스템 구축 가능성까지 검토 중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UAE·쿠웨이트·이라크 등 중동 산유국 원유 수출 물량 상당수가 지나가는 전략 요충지다.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는 이란과 걸프 국가 간 해상 통제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와 글로벌 물류 흐름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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