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영국 노동당(Workers Party of Britain) 대표이자 전 영국 하원의원인 조지 갤러웨이(George Galloway)가 "중국은 자본주의 경쟁에서 이미 서방을 앞섰다"고 주장하면서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둘러싼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그는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서방이 중국을 비판하는 이유는 결국 중국이 자본주의를 더 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영국도 중국의 경제 발전 방식에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갤러웨이의 발언은 다소 단정적이지만, 중국 경제가 지난 40여 년간 보여준 성장과 산업 경쟁력이 국제 사회에서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제조업 국가로 성장했으며, 전기차(EV), 배터리, 태양광, 드론, 희토류 정제와 핵심 광물 가공 등 전략 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각종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배터리 공급망과 희토류 정제 분야에서 세계 시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기차 생산 역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고속철도와 스마트 물류망, 디지털 결제 시스템 등 대규모 인프라 구축 능력도 중국 경제의 강점으로 꼽힌다.
중국식 발전 모델의 핵심은 국가의 장기 산업 전략과 시장 경쟁을 결합한 구조다. 중앙정부가 전략 산업의 방향을 제시하고 지방정부와 민간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방식이다. 거대한 내수시장에서 수많은 기업이 가격과 기술 경쟁을 반복하면서 생산 비용은 낮아지고 제품 경쟁력은 빠르게 높아지는 선순환이 형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중국의 승리'로 해석하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주요 경제기관들은 중국 경제가 부동산 시장 침체, 지방정부 부채 증가, 소비 회복 지연, 인구 감소 등 구조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와 공급망 재편 역시 중국 첨단산업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반대로 미국과 서방은 여전히 세계 금융 시스템의 중심에 서 있다. 미국 달러는 국제 결제와 외환보유고의 핵심 기축통화이며, 미국과 유럽은 세계 최대 소비시장과 자본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핵심 반도체, 첨단 반도체 설계, 운영체제, 클라우드 플랫폼, 기초과학 연구, 글로벌 특허 등 미래 산업의 핵심 분야에서는 미국 기업들의 우위가 여전히 견고하다.
경제 규모를 평가하는 기준에 따라서도 해석은 달라진다. 구매력평가(PPP) 기준에서는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권으로 평가되지만, 명목 GDP 기준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의 성장세 둔화로 양국 간 격차가 다시 확대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유럽의 경제 싱크탱크인 브뤼겔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등은 현재의 미·중 경쟁을 '누가 승리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경제 시스템 간 장기 경쟁으로 해석한다. 중국은 국가자본주의를 바탕으로 제조업과 공급망에서 우위를 확보했고, 미국과 서방은 금융, 혁신기술, 글로벌 플랫폼, 기축통화라는 강점을 유지하며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갤러웨이의 발언은 중국 경제의 성과를 강조한 정치적 평가로 볼 수 있지만, 세계 경제의 현실은 훨씬 복합적이다. 앞으로의 경쟁은 단순한 GDP 규모보다 인공지능(AI), 첨단 반도체, 에너지 전환, 공급망, 첨단 제조업, 기술 혁신을 누가 선도하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가능성이 크다. 세계 경제는 이제 자유시장 중심 자본주의와 국가 주도형 자본주의가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이어가는 다극 체제로 재편되고 있으며, 어느 한쪽의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국제 경제계의 주류 시각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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