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공장이 더 이상 생산만 하는 공간이 아니다. 자율주행차를 타고, 휴머노이드 로봇의 춤을 감상하며, 전기차가 조립되는 과정을 눈앞에서 지켜보는 체험이 새로운 여행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프랑스 언론은 중국에서 확산하는 '테크 관광(Technology Tourism)'을 소개하며 "공장을 찾는 경험이 놀이공원을 방문하는 것만큼 흥미로운 관광 콘텐츠가 됐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RMC TV·라디오는 최근 휴가철이면 바다나 산 대신 첨단 산업 현장을 찾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마트폰 생산라인과 전기차 조립공장, 데이터센터 등을 둘러보며 첨단 기술을 직접 체험하는 산업관광이 중국 전역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정부 정책이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중국 문화여유부를 비롯한 7개 부처는 항공우주와 조선, 자동차, 로봇, 섬유·의류, 식품가공, 전자상거래·물류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이 생산공정 견학과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도록 장려했다. 생산라인 관람과 조립 체험, 시뮬레이션 등을 결합해 제조업을 관광 콘텐츠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현장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이다. 관광객들은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고 드론 배송 시연을 관람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공연과 증강현실(AR) 기기를 체험한다. 첨단 기술을 직접 보고 경험하는 과정 자체가 새로운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베이징의 샤오미 자동차 공장은 대표적인 산업관광 명소다. 지난해 약 13만 명이 공장을 찾아 스마트 전기차 생산 과정을 견학했다. BYD의 스마트 제조 체험 프로그램과 유니트리(Unitree)의 로봇 체험 공간도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BYD 공장을 둘러본 영국 자동차 전문 블로거의 체험 영상도 관심을 모았다. 그는 "인터넷에서 보던 모습과 실제 공장은 완전히 달랐다"며 생산라인 대부분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차체 용접과 조립, 물류 운반 등 핵심 공정은 산업용 로봇이 맡고 있었고, 작업자보다 로봇이 더 많이 보일 정도였다고 소개했다.
품질관리도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준에 맞지 않는 부품은 즉시 생산라인에서 제외돼 별도 처리되며, 공장 내부 역시 매우 깨끗하고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견학을 마친 뒤에는 "직접 현장을 보기 전까지는 중국 제조업 수준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실제 생산시설을 확인한 뒤 기존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언론은 이러한 산업관광이 중국 소비자에게는 제조업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고, 해외 관광객에게는 중국의 기술 경쟁력을 직접 확인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과거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이 이제는 전기차와 스마트폰,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 등 첨단 산업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음을 생산 현장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기업들도 생산시설 공개를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조 과정을 공개하면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잠재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툴루즈의 에어버스 공장과 생나제르 조선소, 이탈리아 마라넬로의 페라리 공장처럼 유럽에도 산업관광 사례는 있다. 그러나 프랑스 언론은 중국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 정부 정책과 기업 참여가 결합한 전국 단위 전략을 꼽았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중국 산업관광 시장이 2024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18%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시장 규모가 3,000억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 현장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중국의 시도는 제조 경쟁력을 소비와 관광, 국가 브랜드 가치까지 확장하는 새로운 성장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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